리뷰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그래픽카드 '라데온 HD 6990'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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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3-17 18:32:24

    PC 성능에 목 매는 하이엔드 사용자에게는 성능이 곧 생명이다. 성능만 높일 수 있다면 들어가는 비용을 신경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물론 전력 소모나 구성, 사이즈에 대한 부분은 논외다. 성능이 전부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성향이 조금씩 바뀌는 듯 하지만 아직도 초고성능 PC의 구성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림의 떡과 같은 스페셜 아이템들로 즐비하다. 100만원이 넘는 CPU에 수십만원짜리 메인보드와 메모리 등 일반 소비자는 쉽게 넘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픽카드 또한 마찬가지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일한 그래픽카드를 한 메인보드에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흔히 AMD의 크로스파이어X와 엔비디아 SLI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고의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이 기술도 부족하다. 두 개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하고 나면 더 이상 확장할 길이 없다. 그러나 한 기판에 여러 그래픽 프로세서가 연결된 그래픽카드를 쓴다면 그래픽카드 한 개의 공간에 두 개를 연결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두 개 연결하면 총 네 개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한 것과 같은 이치가 되는 셈이다.


    하이엔드 사용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초고성능 하이엔드 그래픽카드 경쟁이 2011년에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AMD, '라데온 HD 6990'은 라데온 HD 6970을 한 기판에 담아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 라데온 HD 6970 'X2' 단일 그래픽카드 최고 사양 = 라데온 HD 6990의 제원. 정확히 라데온 HD 6970의 두 배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그 결과 스트림 프로세서는 3,072개로 구성되고 830MHz로 작동한다. 그 결과 컴퓨팅 성능은 단일 정밀 연산에서 5.1테라플롭스(TFLOPs), 복합 정밀 연산에서 1.27테라플롭스에 달한다.


    메모리 구성 또한 두 배인 4GB다. 이는 지포스가 GTX 590을 내놓는다 해도 물리적 용량이 1GB 많은 것으로 메모리를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 활용에 유리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특히 AMD 다중 모니터 확장 기술인 '아이피니티' 활용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작동 속도는 5Gbps(1,250MHz)로 256비트 x 2 구성의 인터페이스다.

     

    ▲ 듀얼 바이오스를 통한 오버클럭의 차이. 그래픽 프로세서 속도가 상승하면서 전력 소모

    함께 증가한다.


    듀얼 바이오스를 통한 오버클럭을 지원하는 점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기본적으로는 830MHz/5,000Gbps의 속도지만 스위치를 올리면 전압이 1.12V에서 1.175V로 상승하면서 그래픽 프로세서가 880MHz로 높아진다.


    메모리 속도는 고정이지만 사용자 사용 여부에 따라 상승의 여지는 남아 있다. 하지만 오버클럭은 사용자 임의 조작이라는 AMD의 결정에 따라 일부 제품은 바이오스 스위치에 봉인 테이프가 붙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을 위한 듀얼 그래픽 프로세서 그래픽카드로는 만족스러운 구성인 점이 라데온 HD 6990의 강점이다. 하지만 제품의 발열과 두 개의 그래픽카드를 한 기판에 집적한 것에 대한 전력 소모량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는 부분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라데온 HD 6990은 유휴 시에 37W의 전기를 쓰지만 부하시 최고 375W까지 쓴다. 발열도 실제 냉각을 위한 쿨러가 한 개 뿐이어서 아쉽다. 단일 쿨링 솔루션은 발열 제어가 안될 경우 쿨러 속도가 증가하는 방식이다. 소음이 증가하기 때문에 좋은 방식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은 듀얼 바이오스를 통한 오버클럭을 지원하고 있다. 메모리 속도는 유지되지만 그래픽 프로세서가 880MHz로 50MHz 상승한다. 이 경우에 최대 450W의 전기를 쓴다. 발열도 그만큼 상승한다. 이 제품을 다룰 하이엔드 유저는 발열과 소음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CI-익스프레스 전원은 8+8 구조다.


    발열과 전력에 대한 부분은 AMD 카탈리스트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파워튠(Powertune)으로 억제 가능하다. 하드웨어 모니터링 기능을 바탕으로 그래픽카드가 많은 전력을 쓰지 않도록 제어하면서 작동 속도까지 관리하는 기능이다. 소비자는 카탈리스트를 통해 -20%에서 +20%까지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 경쟁사 대비 성능보다 초고해상도 영역에서의 프레임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 AMD 게이밍 이볼브드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된 게임을 내놓을 것이다.


    성능에 대한 부분은 차후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우선 AMD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560 x 1,600 해상도 영역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580 대비 최대 68% 가량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은 초고해상도 영역에서의 프레임 유지다.


    라데온 HD 6990의 메모리는 4GB로 초고해상도 영역에 유리하도록 설계됐다. AMD 자료에는 7,680 x 1,600 해상도 영역에서 대부분 게임이 초당 30프레임 이상의 움직임을 보이고 6,000 x 1,920 해상도 영역에서는 초당 30~80프레임에 달하는 성능을 보인다. 듀얼 그래픽 프로세서의 진가가 이런 곳에서 발휘되는 것이다.

     


    ◇ 최고의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590과의 결전 기대돼 = 최고의 성능으로 모습을 드러낸 라데온 HD 6990, 당분간은 '최고 성능 단일 그래픽카드'의 자리를 차지하며 하이엔드 소비자를 유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뿐으로 지포스 GTX 590의 등장과 함께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오는 3월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으로 동일한 듀얼 그래픽 프로세서 기반의 단일 그래픽카드다.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하이엔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매우 작다. 그러나 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브랜드 인지도에 타격을 입게 된다. 다이렉트X 11 그래픽 시장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GTX 480이 입은 상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초고성능 그래픽카드는 일반 주류급 제품과 달리 '성능'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라데온 HD 6990은 그 점에서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단일 데스크톱 그래픽카드이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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