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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와 GPU의 융합,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나?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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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9-16 09:52:30

    PC의 성능을 결정 짓는 주요 부품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CPU(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 카드를 꼽을 수 있다. CPUPC의 주된 연산을, 그래픽 카드는 각종 그래픽 처리를 담당한다. PC에 대해 말할 땐 이들 부품이 가장 먼저 언급되곤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CPUGPU(그래픽 처리장치)가 “PC 성능은 내가 좌우한다”며 서로 대결하는 양상을 보였다. CPU는 멀티 코어 및 다양한 활용도를 앞세워 여전히 PC의 두뇌라는 점을 강조했고 GPU는 일반 연산 처리가 가능한 GPGPU를 내세우며 CPU보다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요즘엔 CPUGPU(그래픽 처리장치)를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띈다. 서로 견제하던 CPUGPU가 이제 한 몸이 되어 나타났다. 양대 CPU 제조사인 인텔과 AMD는 이번엔 GPU를 내장한 CPU로 격돌한다.


    CPUGPU의 융합을 먼저 외친 것은 AMD. 이미 2006GPU 제조 업체인 ATI를 인수할 때부터 AMDCPUGPU가 하나가 되는 ‘퓨전(Fusion)’을 부르짖었다. 당초 예상보다는 조금 길었지만 이제 그 결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작은 크기에 CPU와 GPU를 담아낸 AMD의 APU ‘자카테’

    AMD는 최근 CPUGPU를 더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를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코드명 자카테(Zacate)로 알려진 이 듀얼 코어 APU 플랫폼은 밥캣(Bobcat)이라는 저전력 고효율 x86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18W 열 설계 전력(TDP)을 가지는 만큼 9W TDP의 온타리오(Ontario)보다 빠르다.


    AMD는 시연회를 통해 자카테의 성능을 알리며 GPU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뽐냈다. 시연 제품은 풀 HD 스트리밍 온라인 비디오 재생, 개선된 인터넷 브라우징 속도, 3D 게임 실행에서 두루 수준급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IDF(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샌디 브릿지(Sandy Bridge)라 불리는 자사의 차세대 프로세서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샌디 브릿지는 비주얼 스마트 마이크로아키텍처에 기반한 제품이다. CPU와 그래픽 코어가 다이 하나로 제작되며 32나노 공정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종전에도 클락데일이라 불리는 CPUGPU를 더한 프로세서가 출시되긴 했지만 진정한 융합이라 보긴 어려웠다. CPU와 그래픽 코어의 다이가 각각 분리되어 있으며 그래픽 코어의 경우 45나노 공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 샌디 브릿지에 대해 소개하는 데이비드 펄뮤터 인텔 모빌리티 그룹 수석 부사장

     

    샌디 브릿지는 그래픽 엔진에서 캐시나 메모리 장치 같은 자원을 프로세서 코어와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링 아키텍처 적용. 필요에 따라 성능을 끌어 올리는 인텔 터보 부스트 기능도 더욱 강화됐다.


    이 밖에 인텔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 명령어 집합이 추가되어 성능 효율이 개선되고 HD 영상 처리 기능을 내장하는 등 종전 제품보다 한 수 위의 연산 및 그래픽 성능을 제공한다.


    CPUGPU의 융합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당장 이를 뭐라고 불러야 할 지도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지만 두고 볼 일이다. CPUGPU의 만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보급형 그래픽 칩셋 쪽엔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 PC 등 모바일 기기 쪽에도 이로 인한 큰 변화가 찾아온다 해도 그리 놀랍지 않다.


    물론 당분간은 이로 인해 그래픽 카드가 사라질 일은 없어 보인다. 소비자가 혹할 만한 부분도 아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CPUGPU가 내장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I/O 카드가, 사운드 카드가, 랜 카드가 메인보드에 은근슬쩍 자리를 튼 것처럼 말이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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