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상품 써보니...] 펜탁스 X90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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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6-18 16:07:20

     

    대부분 카메라 제조사들은 자사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카메라 1종은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고배율 줌이 가능한 카메라를 확보한다는 것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제조사의 기술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최근 고배율 줌 디지털카메라는 20배를 넘어 26배 줌 이상이 가능한 제품들 위주로 출시되고 있다. 후지필름과 올림푸스 등이 30배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니콘도 26배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카메라를 내놓았다.


    펜탁스 역시 26배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카메라 X90을 선보인 바 있다. 26~676mm에 달하는 초점거리를 갖춘 광학 26배 줌 렌즈와 1,21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 손떨림 방지 기능 등을 갖춘 이 제품은 전천후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인데 과연 이 제품의 매력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봤다.

     

    ▲ 전형적인 하이엔드 카메라의 모습을 한 펜탁스 X90.


    ◇ 전형적인 하이엔드 카메라의 외형, 신선함은 없지만 안정적 = 펜탁스 X90의 외형, 다른 하이엔드 카메라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후지필름의 HS10이 전형적인 DSLR의 외모를 하고 있다면 이 제품은 다분히 일반 카메라처럼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특색 없는 디자인으로 자칫 개성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친숙한 외형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엔 충분하다.


    제품을 쥐었을 때의 그립감은 뛰어나다. 중지가 닿는 위치의 그립을 조금 깎아 자연스레 그립을 파지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좋다. 이로 인해 셔터를 누르는 감각이 크게 향상되기 때문이다.


    버튼의 배치는 다른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메뉴의 위치가 적절하게 구성된 점은 눈에 띈다. 한 손으로 충분히 조작을 할 수 있어 빠른 촬영 환경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촬영 메뉴 다이얼과 함께 조작 다이얼도 함께 갖춰 조작감도 뛰어나다.


    펜탁스 X90은 1,210만 화소의 1/2.33형 CCD에 광학 26배 줌 렌즈를 얹었다. 11군 14매로 구성된 렌즈는 펜탁스 줌렌즈로 4.6~119.6mm의 제원을 갖고 있다. 35mm 필름으로 환산하면 약 26~676mm에 해당하는 초점거리. 렌즈에는 비구면 렌즈 4매와 ED렌즈 3매가 사용됐다. 그 덕에 고배율 줌 환경에서도 왜곡이 적고 안정적인 이미지 결과물을 보여준다.

     

    ▲ 펜탁스 X90으로 촬영한 이미지 - 화이트밸런스 자동 / ISO 160 / 셔터 1/400초

    조리개 F7.1 / 평균 측광 / 1cm 매크로 모드


    ◇ 빠른 반응 속도, 안정적인 색감 등은 인상적 = 카메라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주저 없이 촬영 화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전원 인가 후, 촬영 화면을 보는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초 내외. 타사 하이엔드 카메라도 마찬가지의 성능을 보여주겠지만 X90은 그보다 더 민첩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된다.


    액정 모니터의 반응도 빨라 안정적인 촬영을 돕는다. 몇몇 하이엔드 제품은 반셔터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화면 반응이 느려지는 제품이 있었는데 이 제품에서는 그런 모습을 거의 찾을 수 없다. 반셔터를 하는 순간에만 초점을 잡기 위해 느려지는 것을 제외하고 만족스러운 반응속도를 보인다.


    제품의 결과물도 만족스럽다. 비교적 안정적인 색감과 선명함을 잘 보여준다. 센서가 작은 하이엔드 카메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화질을 보여준다는 점이 놀랍다. 감도는 80~6,400까지 지원한다. 화질은 ISO 800까지는 무난하고 1,600 이상 부터 컬러노이즈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고배율 줌 카메라 대다수가 채용하고 있는 매크로 모드를 펜탁스 X90에서는 조금 더 세밀하게 구성해 놓은 점은 제품의 특징이다. 특히 일반 매크로 모드와 1cm 수퍼 매크로 모드를 따로 구분한 점은 촬영 환경에 따른 배려라 여겨진다.


    HD급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점 역시 좋은 부분. 1,280 x 720, 640 x 480, 320 x 240 등 세가지 동영상 촬영 모드를 지원해 사용자 입맛에 맞는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암부를 밝게 처리할 수 있는 D-레인지 모드, 디지털 와이드 & 파노라마 모드, 얼굴 축소 보정 기능과 디지털 필터, 프레임 합성 등의 다양한 촬영 및 후보정 모드를 갖춰 사진의 재미에도 충실한 점은 장점.

     


    ◇ 성능 및 이미지 결과물은 합격점이지만, 액정과 AF 성능은 다소 아쉬워 = 전반적으로 빠른 반응과 만족스러운 이미지 결과물을 보여준 펜탁스 X90. 분명 사진 촬영이라는 측면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점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일부 아쉬운 모습도 눈에 비춰졌다. 액정과 뷰파인더, AF 성능 등이 그것.


    이 제품의 액정은 2.7형 23만 화소의 제원을 갖고 있다. 최근 소형 디지털 카메라도 3형 이상의 액정 화면과 50만 이상의 화소를 갖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제품의 액정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전자식 뷰파인더도 20만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


    자동 초점 성능 및 기능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이 제품의 기본 설정에서 최소 초점거리는 약 15cm 가량. 여기서 더 가깝게 찍기 위해서는 매크로 버튼을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또한 최대 망원에서 초점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부분도 눈에 띈다.


    여기에 초점 버튼을 누르면 설정해야 하는 모드만 6개가 나와 설정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해야하는 순간이 생긴다. 이는 자칫 촬영 템포를 끊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차후 제품에서 개선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사소한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펜탁스 X90은 촬영자 의도에 맞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 전천후 하이엔드 카메라로써의 능력 하나는 뛰어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주로 하거나 이동이 잦은 촬영자에게는 이 제품이 잘 어울린다 할 수 있겠다.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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