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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e스포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절실"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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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23 16:46:14

     

    가뜩이나 게임중독, 사행성 등으로 시끄러운 게임업계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프로게이머 승부조작이라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외부적인 요소에서 발생한 것과는 달리 게임산업 종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들이 연루되어 있어 그 충격은 더욱 크다.


    검은 돈의 유혹에 얼룩진 e스포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 수사2부는 지난 4월 14일 프로게이머들이 브로커와 짜고 승부를 조작한 의혹이 있어 수사 중이라 밝힌 바 있다. 또한 검찰은 이에 앞서 수사를 의뢰한 한국e스포츠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의 내막은 불법 베팅 사이트 브로커들이 프로게이머들과 직접 접촉해 승부조작을 했고, 프로게이머들이 이에 관여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현직 유명 프로게이머가 10여명 이상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일어나며 이번 사건의 여파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게임산업 종사자들은 그동안 암암리에 성행하던 불법 베팅 사이트가 높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급증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프로게이머들이 유혹에 빠지며 생겨난 것이라는 의견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대한민국 e스포츠의 성장에 중심축이었던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이번 사건으로 투명성에 타격을 입으면서 e스포츠 전체에 투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엔트리를 사전 공개 방식에서 현장 공개로 변경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또한 단속 전담 인력을 신규 채용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부서와의 협조를 통해 사이트의 폐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일시적으로 사이트를 열고 닫으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불법 베팅 사이트들을 단속하기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단속 등의 제재도 중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우선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는 열악한 e스포츠 환경을 꼽을 수 있다. 연봉이나 대우가 좋은 1군 선수들과는 달리 2군 선수들은 한 달에 100만원도 안되는 수입에 경기에 나갈 기회가 거의 없이 1군 연습 상대만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힘들 일이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라는 공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스스로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더욱 단단한 소양 교육이 필요하며, 2군 선수 및 연습생에 대해 처우 개선 등이 절실하다.


    프로게이머에게만 책임을 맡겨둘 수는 없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영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미래 비전이 뚜렷하지도 않다.


    게임단의 코칭스태프와 해설자 등 현재 프로게이머가 향후 진출할 수 있는 방면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선수들이 현역 생활을 그만둬도 갈 곳이 있도록 관련 직업을 여러 방면에서 창출해 밝은 미래를 제시햐야한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e스포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e스포츠 종주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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