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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쓰면 PC가 날아다닌다고? SSD가 대체 뭐길래!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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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4-19 15:32:32

    PC 마니아는 보다 빠른 성능을 갈망한다. 때문에 PC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 선택에 그만큼 신중하다. 기존에 눈독 들이던 부품은 CPU, 그래픽 카드였지만 요즘엔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바로 SSD.

     

    최근 PC 마니아 사이에서 SSD에 대한 선호도가 부쩍 올라갔다. 대체 SSD가 무엇이길래, 또 어떤 장단점이 있길래 이렇게 SSD를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는 것일까.

     

     

    ◇ SSD, 플래시 메모리로 만드는 고성능 저장장치 = SSD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의 약자다. 플래시 메모리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만드는 SSD는 빠른 성능이 강점이다.

     

    SSD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 속도가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플래터를 회전시켜 자료를 탐색한 뒤 읽어내는 하드디스크와 성능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최근엔 다중 채널을 이용해 성능을 극대화 시킴으로써 전송 속도에서도 하드디스크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 무소음·저전력·고성능이 SSD의 매력 = 최근엔 SSD로 주 저장장치를 바꾸고 나서 만족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단 SSD는 빠르다. 윈도우 부팅 시 로딩 바가 수십 번 지나가는 환경에서 저장장치를 SSD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로딩바 두세 번만 보면 바로 윈도우 바탕화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게임 등 하드디스크 입출력을 빈번하게 하는 환경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최근 MMORPG 게임의 경우 하드디스크 부하가 상당한 편이다. SSD를 쓰면 사람 많은 대도시에서도 끊김 없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물리적인 작동 방식을 쓰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SSD는 자료를 읽고 쓸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 또 진동 등 충격을 받아도 성능 하락이 없다. SSD를 쓰면 귀에 거슬리는 하드디스크의 ‘드륵드륵’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더욱 쾌적한 PC 환경이 조성된다.

     

    하드디스크의 발열은 PC 내부 온도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SSD는 전력 소비와 발열 면에서도 하드디스크보다 한 수 위다. 이처럼 SSD는 하드디스크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진다.

     

    ◇ 용량에 비해 비싼 SSD, 운영체제·프로그램 설치 용도로 적합 = 그렇다면 SSD의 가장 큰 단점은 무엇일까. 바로 가격이다. SSD의 용량은 하드디스크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데도 값은 더 비싸다. 사람들이 SSD를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요즘 하드디스크 용량은 테라바이트가 기본이다. 일반 사용자가 SSD로 이 정도 용량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무난한 사용 패턴은 SSD와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같이 쓰는 것이다. 운영체제 및 자주 쓰는 프로그램을 SSD에 설치하고 나머지 보관용 자료를 하드디스크에 담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SSD의 빠른 성능을 만끽하는 동시에 하드디스크의 넉넉한 저장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 SLC와 MLC, 어떤 제품이 나을까 = SSD에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SLC(Single Level Cell)과 MLC(Multi Level Cell)이다.

     

    SLC의 경우 셀 하나에 데이터를 하나만 담는 방식을 쓴다. 단순해서 속도가 빠르지만 대신 대용량으로 만들기 어렵다. 때문에 고용량 제품일수록 값이 비싸다.

     

    MLC는 셀 하나에 여러 개의 데이터를 담는다. SLC에 비해 싼 값으로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신 성능은 SLC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특히 쓰기 성능이 취약하다.

     

    그렇다면 과연 SLC를 쓴 제품과 MLC를 쓴 제품 가운데 어느 쪽을 골라야 할까. 물론 같은 조건이라면 SLC 제품이 성능은 낫다. 대신 값이 더 비싸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예전엔 MLC 기반 SSD의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초기 MLC 제품의 경우 지연 현상이 자주 일어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지만 최근엔 이를 제어하는 컨트롤러 기술이 좋아진 덕에 MLC 제품도 상당한 성능을 낸다. 제품에 따라서는 구세대 SLC 제품을 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일반 사용자 사이에서는 MLC 기반의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SLC 제품의 경우 서버 등 고성능을 요구하는 분야에 주로 쓰인다.

     

    ◇ 100달러 보급형 SSD, 스토리지 시장 바꾸나 = 얼마 전까지만 해도 SSD를 쓰려면 수십 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요즘엔 10만원 초반이면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제품은 주로 30GB 수준의 저장 용량을 가진다. 운영체제 및 몇몇 소프트웨어를 간신히 설치할 수 있는 용량이지만 대신 비교적 부담 없는 값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40GB 용량의 인텔 X25-V 시리즈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최근 발표된 OCZ 오닉스(Onyx)와 킹스톤 V 시리즈 또한 보급형 SSD 붐을 주도하고 있다. 국산 제품으로는 하나마이크론 포르테 플러스 등이 있다.

     

    이제 조금만 욕심 내면 SSD를 살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SSD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도 SSD가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많이 내렸다지만 여전히 SSD의 값은 만만치 않다. 보급형 SSD를 살 돈이면 1.5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아직까지도 SSD는 PC 성능에 목마른 이들에게나 통할 만한 제품이다. 그렇지만 SSD의 매력은 날이 갈수록 더욱 빛나고 있다. 비록 당장 SSD가 하드디스크의 아성을 뛰어넘진 못하더라도 꾸준한 팬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만큼 그 미래는 밝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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