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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영상 위한 120Hz모니터,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2233RZ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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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04 03:13:59

    두 배 리프레시,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2233RZ


    과거 CRT 모니터를 사용하던 시절, 모니터의 사양을 따질 때 중요한 것중 하나는 고 해상도에서 얼마나 높은 리프레시(refresh) 주파수 값을 제공하는가 였다. 당시로선 초 고해상도라 할 수 있는 1,600×1,200 해상도에서 75Hz 이상의 주파수를 내줄 수 있다면 충분히 고급 모니터로 통했다.

     

    하지만 화면을 표시하는 방식이 전혀 다른 TFT LCD의 시대가 오면서 모니터의 리프레시 주파수는 그 의미가 바뀌었다. 같은 60Hz라 해도 CRT가 1/60초에 전자빔이 그리는 하나의 ‘점’을 표시한다면 LCD는 1/60에 한 장의 완전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결국 리프레시 주파수는 ‘초당 화면이 몇 번 바뀌는가’라는 의미로만 남게 됐다.

     

    시간이 흘러,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이 발달하고,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풀 HD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스플레이 장치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얼마나 ‘더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선명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가’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60Hz에 머무르던 LCD 디스플레이의 리프레시 주파수를 두 배인 120Hz로 끌어 올린 기술이 개발돼 고급형 LCD TV에 적용되고 있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싱크마스터 2233RZ은 PC용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120Hz 기술을 도입한 제품이다.

     

     


    120Hz, 뭐가 다른가?


    외형상으로는 기존의 싱크마스터 시리즈와 큰 차이는 없다

     

    사실 이번 싱크마스터 2233RZ는 지금까지 접해왔던 싱크마스터 시리즈와 외형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배합된, 삼성 특유의 보르도 디자인이 2233RZ 모델에도 그대로 살아있을 뿐이다.

     

    크리스탈 소재에 비춰지는 전원 표시등

     

    싱크마스터 시리즈 특유의 매끈한 테두리 베젤은 고광택 하이그로시 마감으로 처리돼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하고 있으며, 모니터 하단 곡면에는 특유의 크리스탈 소재를 적용, 전원 표시등이 은은하게 비춰지도록 했다.

     

    큼직하게 누르기 편한 조작버튼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오른쪽 측면의 각종 조작 버튼은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크게 돌출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용하기 쉽게 큼직한 버튼을 채택하고 있다.

     

    뒷면의 꽃무늬 패턴과 와인글래스를 연상시키는 스탠드

     

    모니터 뒷면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주는 꽃무늬 패턴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으며, 와인 글래스를 연상케 하는 모니터 스탠드도 그대로다. 정말 여기까지는 기존의 싱크마스터 제품군과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 싱크마스터 2233RZ의 특징은 외형적인 것이 아닌, 내면적인 것이라는 말이 된다.

     

    앞서 말했듯이 싱크마스터 2233RZ는 고급형 디지털 TV에 적용되던 120Hz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다. LCD나 PDP, OLED 등의 반도체 기술 기반 디지털 디스플레이들에서 리프레시 주파수의 의미란 ‘1초당 바뀌는 화면의 수’를 의미한다. 60Hz만 하더라도 1초에 무려 60장의 화면이 바뀌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눈은 초당 24장(프레임)의 화면이 연속적으로 지나가면 끊기지 않는 하나의 연결된 영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리프레시 주파수가 60Hz인 일반 LCD 모니터에서도 화면의 깜빡임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0Hz가 더욱 고품질의 화면을 보여주는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뭘까? 120Hz가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정지영상이 아닌 동영상이 재생될 때다.

     

    특히 빠른 장면 전환이 이뤄지는 스포츠나 액션 영화등의 화면에서 60Hz가 초당 60장의 화면으로 움직임을 표현한다면 120Hz는 두 배인 120장의 화면으로 움직임을 표시하게 된다. 당연히 120Hz에서 동적인 움직임이 더욱 자연에 가까운, 더욱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영상을 보여주게 된다. 그렇기에 120Hz 기술은 현재 고급형 디지털 TV를 중심으로 점차 보급률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미 고급형 TV경우 120Hz를 넘어 240Hz 제품도 나오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더군다나 PC용 모니터인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2233RZ는 TV와 달리 그래픽카드의 능력만 받쳐준다면 실제로 1초에 120장의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자연스러운 고품질 동영상 재생’이라는 장점 하나 때문에 120Hz 기술을 적용했을까? 싱크마스터 2233RZ의 120Hz 기능의 진정한 목적은 다른데 있다.


    '리얼 3D 화면'을 구사하는 모니터


    싱크마스터 2233RZ에서 볼 수 있는 엔비디아 3D 비전 인증 로고


    싱크마스터 2233RZ의 오른쪽 하단에 보면 일반 모니터에선 볼 수 없던 낯선 스티커가 하나 붙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모니터와 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3D 비전 인증 로고다.

     

    이미 베타뉴스를 통해 한 번 소개된 바 있는 엔비디아 지포스 3D 비전 키트는 일반적으로 화면 안에서만 구현되던 3차원 화면을 ‘실제 원근감이 살아있는 리얼한 3차원 입체화면’으로 보여주는 키트다.

     

    모니터속 3D 화면을 '리얼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엔비디아 지포스 3D비전 킷

     

    지포스 3D 비전 킷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용자의 좌/우 눈에 위상차가 다른 영상을 보여주어 시각적으로 3차원 입체 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이는 ‘스테레오스코픽(Stereoscopic)’이라고 하는 3차원 영상 구현 방법에 기반하는 방식이다.

     

    관련기사 ☞ 리얼 3D에 대한 도전, 엔비디아 지포스 3D 비전

     

    어쨌든 지포스 3D 비전 킷을 구현하는데 있어 싱크마스터 2233RZ은 필수불가결한 존재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3D 비전 킷 사용자의 좌/우 양쪽 눈에 각각 60Hz 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모니터는 싱크마스터 2233RZ과 같이 120Hz 기능을 갖춘 모니터밖에 없기 때문이다.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이 겹쳐진 화면이 보여지는 모습

     

    지포스 3D 비전 킷을 설치하고 3D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주로 게임)을 실행시키면 그래픽카드는 1/120초의 주기로 왼쪽 눈에 보여질 화면과 오른쪽 눈에 보여질 화면을 번갈아가면서 모니터로 전송한다. 그렇게 되면 화면에는 마치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이 겹쳐진 화면이 60Hz의 주파수로 보여지게 된다.

     

    여기에 주파수에 동조해 좌우 번갈아가며 셔터를 여닫는 전용 안경을 착용하면 왼쪽 눈에는 왼쪽용 화면만, 오른쪽 눈에는 오른쪽용 화면만 보이게 되며, 결과적으로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보여지게 된다.

     

    겹쳐지는 화면도 전용 안경을 통해 보면 하나의 화면으로만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120Hz보다 낮은 주파수의 모니터에서도 지포스 3D 비전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쪽 눈당 보여지는 화면은 모니터의 최대 주파수의 절반밖에 안되는 주파수의 화면이 보여지게 된다. 모니터가 120Hz라면 한 쪽 눈에 들어가는 영상은 그 절반인 60Hz의 주파수를 갖는다는 말이다.

     

    하드웨어적으로 120Hz를 지원하는 모니터는 싱크마스터 2233RZ 외 1개 제품 뿐

     

    일반적인 60Hz 모니터라면 어떨까? 한 쪽 눈에 비치는 영상은 30Hz 주파수를 갖는 화면이다. 아무리 LCD 모니터가 CRT에 비해 화면의 깜빡임이 현저히 낮다고 하더라도 30Hz 정도로 주파수가 낮아지면, 슬슬 깜빡임이 눈에 뜨이면서 영상이 부드럽지 않고 거칠게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3D 입체영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영상의 품질이 낮아지면 의미가 없다. 결국 일반 모니터 수준의 60Hz 주파수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3D 입체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현재로서 120Hz 모니터가 유일한 해결책이다.

     

    리얼 3D 입체영상을 보기 위해 싱크마스터 2233RZ는 필수적인 선택이다

     

    즉 싱크마스터 2233RZ는 현 시점에서 최고의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모니터라는 말이다. 특히 2233RZ은 엔비디아의 3D 비전 인증을 가장 최초로 획득한 2대의 모니터 중 하나다.

     

    특수 목적 위한 '기능성 모니터', 가능성 기대돼

    3D 입체영상에 최적화된 모니터인 만큼 겉모습은 몰라도 속은 적잖이 다르다.

     

    D-Sub는 120Hz 영상을 감당 못해 입력은 DVI 하나뿐이다

     

    영상 입력단자가 DVI 포트 하나뿐이다. 최근 웬만한 모니터들은 DVI와 더불어 D-SUB단자는 하나씩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그럼 왜 2233RZ에는 D-SUB 단자가 없을까? 답은 간단하다. D-SUB 규격으로는 고해상도 120Hz 영상 신호 전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DVI도 일반적인 DVI 단자와는 조금 다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사용하는 DVI 케이블이 다른 모니터와는 차이가 있다.

     

    일반 DVI케이블(왼쪽, 푸른 원)과 다른 듀얼링크 DVI케이블(오른쪽, 붉은 원)을

    사용해야 120Hz 화면 출력이 가능하다

     

    120Hz의 영상은 일반 60Hz의 영상보다 두 배 많은 정보를 PC에서 모니터로 전송해야 한다. 따라서 그래픽카드도 듀얼링크(Dual-Link) 출력을 지원해야 하며, 사용하는 케이블도 듀얼링크 지원 DVI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 DVI 케이블을 사용해도 영상 출력은 가능하지만, 일반 케이블로는 60Hz의 영상밖에 전송하지 못해 일반 모니터와 차이가 없어져버린다.

     


    일반 모니터로서의 능력도 수준급

     

    3D 입체영상에 최적화된 모니터라고는 하지만 일반 모니터로서의 성능도 수준급이다. 대기업인 삼성 싱크마스터 브랜드 답게 고른 색분포와 선명한 화질, 화사한 색감이 그대로 살아있다. 시야각도 사양에 준하는 매우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어 어느 방향서 봐도 큰 문제 없을 정도.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120Hz 화면은 액션이 많은 영상 재생 시 강점을 보인다. 여기에 무려 20,000:1이라는 높은 동적 명암비까지 제공해 빠르고 부드러우면서도 보다 선명하고 풍부한 색감의 비디오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3D 입체 영상 외에 가장 두각을 낼 수 있는 분야는 동영상 감상

     

    ◇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기능성 모니터 = 삼성 싱크마스터 2233RZ는 일반 용도의 모니터라기보다는 특수 용도에 더 적합한 기능성 모니터다. 아직 디지털 TV쪽에서도 120Hz용 콘텐츠는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인 만큼, PC에서도 당장 120Hz를 지원하는 콘텐츠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현재로서는 엔비디아 3D 비전에 최적화된 모니터 그 이상의 활용도를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고사양을 지원하는 게임들의 경우 리프레시율을 120Hz까지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 사양만 받쳐준다면 초당 120프레임(120fps)의 매우 민감한 반응성을 갖는 화면을 제공한다는 말이다. 특히 1프레임의 미세한 움직임도 중요시되는 FPS 게임등에서는 싱크마스터 2233RZ가 최적의 제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2233RZ가 가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제품이지만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 봤을 때 싱크마스터 2233RZ의 앞날은 상당히 기대가 된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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