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대로 된 '올인원' 복합기, 엡손 스타일러스 포토 TX800FW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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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04 21:08:38

    갖출 수 있는 기능은 모두 갖췄다

    최근에는 단순 출력만 가능한 프린터와는 별개로 기본적인 프린팅 기능에 복사, 스캔, 팩스 등의 기능을 모두 집약한 복합기 제품들도 널리 보급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각 기능에 해당하는 기기들을 별도로 구매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의 단일 기기로 해당 작업들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복합기의 수요는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들어서 더욱 늘어가는 추세다.

     

    여러 다양한 기능이 하나로 집약된 복합기들이지만, 막상 구매할 복합기를 선택해 놓고 보면 뭔가 아쉬운 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주요 기능은 대부분 갖췄는데 네트워크 기능이 빠졌다거나, 고속의 출력 및 복사가 가능하더라도 모노(흑백) 모델이라 컬러 출력이 불가능한 경우처럼 ‘모든 기능을 완벽히 갖춘’ 복합기는 의외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엡손이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국내에 발표한 ‘스타일러스 포토 TX800FW’는 복합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담아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복합기야, 디지털 가전기기야?


    전혀 복합기답지 않고 가전제품같은 기본 외형


    최근 들어서 엡손이 선보이는 포토복합기들은 하나같이 현대적인 감각의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시대는 어떠한 디지털 디지털 기기건 기능과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강조되고 있는 시대이며, 그러한 시장의 흐름을 엡손 또한 따라간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타일러스 포토 TX800FW(이하 TX800FW)를 보고 있노라면 그동안의 제품들은 마치 ‘예행연습’처럼 느껴질 정도다. TX800FW을 처음 접했을 때 도저히 복합기라고 생각되지 않는, 너무나도 고급 가전기기와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해 보면, 가정용 고성능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나 엡손의 또 다른 장기 분야인 프로젝터가 뇌리에 떠오른다. 하지만 TX800FW는 이래 뵈도 분명 복합기다. 그것도 보통이 아닌 ‘프리미엄’급을 논하는 최상위 포토 복합기다.

     

    닫혀 있는 부분을 모두 열어 전개하면 그제서야 복합기 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첫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닫힌 부분을 열고, 접힌 부분을 전개해 복합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복합기라는 것이 당장 실감되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잘 살펴보면 상단의 스캐너와 자동 문서 공급장치(ADF)를 위한 급지 및 배지대, 스크린 방식의 프린터 제어 패널, 출력물을 받아 가지런히 모아주는 배지대 등 복합기에 필요한 요소들은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엡손의 잉크젯 기반 프린터/복합기에서는 처음으로 서랍식 트레이를 채택했다


    TX800FW은 분명 엡손의 포토 복합기지만, 그동안 엡손 프린터/복합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이라면 뭔가 어색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엡손 프린터/복합기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후면 급지 트레이를 TX800FW에서는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TX800FW는 기존의 전통적(?)인 후면 급지 트레이를 과감하게 하단 서랍식 트레이로 바꿨다. 후면 급지 방식에 비해 전면 서랍식 트레이 방식이 용지 보관 및 관리에 유리한 것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TX800FW의 경우는 디자인 적인 이유 또한 배제할 수 없다. TX800FW가 ‘사무기기’가 아닌 ‘가전기기’를 지향하고 있다면 용지가 눈에 띄게 노출되는 후면 급지 방식은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서랍식 트레이는 포토용지와 일반 용지를 모두 넣을 수 있는 2단 구조로 되어 있다


    TX800FW에 모처럼 채택된 서랍식 트레이는 TX800FW 자체가 프리미엄 복합기를 추구하는 만큼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에 100여장의 A4 용지를 수납할 수 있는 것은 여느 복합기/프린터의 트레이와 비슷하지만, TX800FW의 트레이는 트레이 자체가 2중 구조로 되어 있어 일반 용지와 포토 전용지를 함께 수납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2가지 용지를 모두 넣은 후 위층의 ‘사진 트레이’를 앞뒤로 밀어줌으로써 출력에 사용될 용지를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은 여타 프린터나 복합기에서 보기 어려운 구조다. 다소 복잡해 보이긴 하지만, 용지를 급지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사진 트레이가 위로 완전히 열리는 점은 맘에 들었다.

     

    큼직한 대형 스크린이 더욱 복합기로 안보이게 한다

     

    TX800FW가 복합기로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정면에 떡 버티고 있는 대형 스크린이다. 특히나 복합기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작 버튼조차 없어 TX800FW가 복합기가 아닌 가전기기로 보이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사실 TX800FW는 프린터/복합기 치고는 파격적으로 모든 제어 버튼을 이 7.8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에 담았다. 제품 설치 후 딱 2개뿐인 외부 버튼 중 하나인 전원 버튼을 누르면, 오렌지색을 기조로 하는 각종 조작버튼이 터치스크린 화면에 은은하게 떠오른다.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주요 조작버튼을 모두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대체한 것 역시 사무용 IT기기라는 딱딱한 느낌을 벗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7.8인치 터치스크린에서 실제로 화면이 표시되는 부분은 3.5인치 크기의 중앙 뿐


    7.8인치 터치스크린 전체가 디스플레이까지 겸하고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터치스크린 전체에서 실제 화면이 표시되는 디스플레이 부분은 전체의 약 1/3에 불과한 3.5인치 크기의 중앙부가 전부다.

     

    모든 스크린 내장 프린터/복합기들이 그렇듯이 TX800FW의 디스플레이 역시 기본적인 동작 정보나 출력 결과물 미리 보기 등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이기 때문에 기본 버튼이 아닌 해당 기능별 전용 버튼들은 이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되게 된다.

     

    제어판 자체는 보기 편하게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가전제품의 느낌을 살리려 제어판과 디스플레이가 전면에 위치한 것은 좋지만, 실제로 사용 중에는 다소 불편한 위치다. 특히 내장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작업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복합기라면 더욱 그렇다.

     

    당연 TX800FW에는 그에 대한 대처가 충분히 되어 있다. 제어판에 틸트(tilt) 기능을 추가, 정면(90°)에서 평면(0°) 사이의 각도 조절이 가능한 것. 다만 위로 들어주는 경우는 원하는 각도만큼 그냥 들어 올려주면 되지만, 이를 다시 내리는 경우는 제어판 왼쪽의 각도 고정 잠금 버튼을 눌러 풀어주면 된다.

     

    손을 넣어 젖히면 숨겨진 ADF의 급지대와 배지대가 드러난다


    영화 트랜스포머를 보면 기계형 외계 로봇들이 지구상의 각종 차량으로 감쪽같이 변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TX800FW의 ADF가 변신(?)하는 것을 보면 영화 속 로봇 못지않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노출된 부분 없이 매끈한 커버에 불과하지만 ADF의 급지 트레이를 열면 커버로 위장(?)되어 있던 배출 트레이 또한 아래로 내려가 제 위치를 찾는다. 깔끔하게 버튼 하나로 변신하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쉽다.

     

    두꺼운 책이나 사진 등은 평판 스캔이 더 유리하다 

     

    ADF의 있고 없고는 여러 장의 문서를 스캔하거나 복사, 팩스 전송할 때에 가장 크게 드러난다. TX800FW의 ADF는 한 번에 약 30장의 문서를 연속적으로 복사 및 스캔이 가능토록 해 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ADF 밑에는 복합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A4 크기의 평판 스캐너가 자리 잡고 있다.

     

    우측 하단에 자리 잡은 메모리카드 리더기 및 픽트브리지 포트


    널리 보급된 디지털 카메라로 인해 요즘 들어 포토 복합기서 빠질 수 없는 기능 중 하나가 바로 각종 메모리카드 리더기다. PC 없이도 찍은 사진을 자유롭게 출력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리더기서 제공되는 슬롯은 2개지만 변환 어댑터까지 사용하면 총 24종의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있다. 또 리더기 오른쪽에 위치한 픽트브리지(PictBridge) 포트는 카메라와 TX800FW를 직접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뭐 하나 부족함 없는 '팔방미인'


    포토 복합기 답게 채택된 6색 잉크는 개별 카트리지를 사용했다

     

    ‘스타일러스 포토’라는 제품 명 그대로 TX800FW는 총 6색의 포토 잉크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4색의 출력물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더욱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색 표현이 가능한 6색 잉크의 포토 출력 품질을 따라가기엔 아직 역부족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최신 제품답게 다 쓴 잉크만 교체할 수 있는 분리형 카트리지를 채택했다.

     

    복합기 앞쪽에 고정되어 있어 교체 및 관리가 용이한 카트리지 장착부

     

    TX800FW 양쪽에 위치한 홈에 손을 넣고 상단부를 들어 올리면 잉크 카트리지 장착부가 드러난다. 카트리지 장착부와 인쇄 헤드가 분리된 형태인데 그 장점을 십분 활용, 카트리지 장착부를 교체가 쉬운 복합기 앞쪽으로 끌어냈다.

     

    너무 많아 일일히 설명도 힘든 TX800FW의 다양한 기능


    디자인이 독특하고 조작 패널에 터치스크린을 채택하긴 했지만, TX800FW의 복합기로서의 기본 기능은 지금까지 보아온 여타 복합기와 크게 다른 것은 없다.

     

    다만 ‘프리미엄 포토 복합기’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매우 빠른 출력 및 복사 속도가 눈에 띈다. 제품 사양에 따르면 초안 모드에서 A4 기준으로 흑백 및 컬러 출력 및 복사 속도는 무려 40ppm 전후에 달한다. 물론 일반 모드 출력/복사 속도는 다소 떨어지겠지만, 실제 출력되는 속도를 보고 있으면 어지간한 고성능 레이저 프린터 부럽지 않는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엡손의 '포토 복합기'답게 사진 출력물의 품질은 일품이다

     

    특히나 고품질 포토 출력에 있어서는 엡손 제품답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출력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큼직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출력 전 확인은 물론, 다양한 효과와 간단한 편집을 적용할 수 있는 점은 TX800FW의 ‘포토 복합기’로서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스캔 모드에서는 PC로의 스캔은 물론 메모리카드나 USB 저장장치로 스캔한 이미지나 문서를 바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PC를 거치지 않고 여러 장의 문서를 바로 PDF파일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하지만 단순 복합기로서의 성능이 TX800FW의 전부는 아니다. 일반 복합기에서 보기 힘든 기능까지 몽땅 기본 내장함으로써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CD/DVD용 트레이를 내장해 프린터블 미디어로 자신만의 타이틀을 만들 수 있다


    차별화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CD/DVD 라벨 프린팅 기능이다. 물론 TX800FW 이전에도 라벨 프린팅 기능을 담은 복합기가 없지는 않았지만, 일단 흔치 않은 기능을 기본 내장했다는 것 자체부터 차별점이다.

     

    특히나 6색 잉크를 사용하면서 라벨 프린팅까지 지원하는 제품은 TX800FW가 최초일 것이다. 추억의 사진들을 TX800FW의 스캐너로 스캔하고, 그 사진들로 만든 앨범을 담을 CD/DVD의 라벨까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복합기는 TX800FW를 포함 몇 대 되지 않을 것이다.

     

    무선 네트워크 상에서 '선 없는' 프린팅이 가능하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무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모바일 기기들이 우리 생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늘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에서 원하는 문서나 사진들을 인쇄하려면 프린터/복합기와 유선으로 연결된 PC를 거치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TX800FW는 기본적으로 무선 네트워킹을 지원, 집안이나 사무실 어디에 설치하더라도 선 연결 없는 출력이 가능하다. 유선 연결이 필요 없는 만큼 TX800FW의 디자인적인 장점을 십분 활용, 거실에 다른 가전제품과 나란히 비치할 수 있다. TX800FW의 가전제품 같은 디자인은 거실에 설치 시 인테리어 효과까지 충분히 고려한 것이다.

     

    그야말로 못하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 복합기 스타일러스 포토 TX800FW

     

    ◇ 어디에도 어울리고, 원하는 작업은 모두 가능한 ‘완벽한 복합기’ = TX800FW의 제품 발표 당시의 슬로건은 ‘하모니 위드 유(Harmony with you)’, 즉 ‘너와의 조화’였다.

     

    실제로 TX800FW는 어디에 두어도 어색하지 않는 멋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은 모두 수행이 가능한 진정한 ‘팔방미인’ 복합기다. 즉 디자인은 물론 기능까지 사용자와 늘 함께 하겠다는 것이 슬로건의 뜻하는 바다.

     

    물론 이러한 멋스러운 디자인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은 모두 담은 프리미엄 포토 복합기 TX800FW의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실에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면서, 선 없는 자유로운 프린팅이 가능하고, 고품질 사진도 자유롭게 출력하거나 복사함은 물론, 자신만의 CD/DVD 타이틀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TX800FW만한 제품도 드물다.

     

    적어도 지원하지 못하는 기능이 없어 후회하지 않을 스타일러스 포토 TX800FW는 엡손을 대표할 ‘프리미엄 복합기’로 꼽아도 무방할 것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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