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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매출 GPH, “GP2X WIZ는 지금도 진화 중”


  • 최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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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1-19 11:36:30

    최근 게임시장의 콘솔 디바이스를 보면 휴대용, 기능성의 측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고, 좁을 듯하던 한국 휴대용 콘솔기기 시장은 2007부터 급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과거와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쯤되면 국산 휴대용 게임기의 등장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 몇몇 기종이 공개되기도 했으나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게임파크홀딩스(이하 GPH)의 행보는 무모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GPH의 발자취를 꼼꼼히 살펴보면 정반대라는 사실은 의외로 알려지지 않았다.

     

    GPH 박상훈 이사

     

    GPH의 박상훈 이사는 이러한 시선 속에서 열심히 결실을 맺어온 직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있다.

     

    “GPH는 그동안 ODM에 주력해왔는데, 지난해 3월부터 수요가 급증해 월별 표준 공급량인 1만대를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2008년 매출이 6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GPH의 오랜 숙원인 게임기로서 달성한 결과는 아니지만, 좋은 제품은 성공할 수 있다는 상식을 실현해내어 매우 고무적입니다.”

     

    박 이사는 게임기로 성공하자는 회사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보다 완성도 높은 기기를 위해 GP2X WIZ의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GP2X WIZ를 공식 발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이런 저런 개량과 주변기기가 설계되었습니다. 처음 목표했던 다용도 게임기로서도 그러하지만 해외에서 플래시 게임에 대한 요구가 매우 컸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플래시 7 지원이었던 것을 플래시 8은 물론이고 9의 일부 기능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개량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한 회사와 플래시 게임과 관련해 제안을 주고 받기도 했고 유럽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시가 다소 연기가 되었는데 이것이 새옹지마가 되어 개량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입니다. WIZ의 사업 원년인 올해는 5만 대 공급을 목표하고 있지만 수출건이 빠르게 확정되면 이를 금새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가 소개하는 주변기기의 개발일정을 보면 MID로서의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WiFi 무선네트워크 기능 기본탑재는 물론이고 와이브로까지 지원되게 개량되었다.

     

    “프로그램적인 개량 외에도 주변기기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정책에 고성능 기기를 표방하고 있다보니, 네트워크와 멀티미디어 기능에 가능성을 버리기 아깝더군요. 출시가 연기된 동안 WiFi 무선네트워크 장비를 개발했고, USB포트를 이용해 와이브로 모뎀도 지원됩니다. 와이브로 모뎀과의 결합은 WIZ에 큰 날개가 될 것으로 봅니다. 미래상을 예상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만큼 무궁무진한 기능이 자유롭게 시도되리라 봅니다. 공모전을 통해 익스플로러 등 독창적인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들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부족 등 서드파티 확보와 관련된 우려를 묻자 UCC게임기로서의 기능성을 높이는 한편 개발과 퍼블리싱을 위한 준비가 이미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과 동일한 전략이 아닌 정반대의 전략을 펼쳐 개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기준으로 서드파티가 부족하고 확보된 (유료)게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신규 플랫폼에 선듯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 게임을 개발해줄 게임사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UCC 게임기를 표방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픈소스 개발을 통해 보다 넓은 고객층에게 깊게 파고들어야 서드파티도 붙을 것입니다. 게임이 많아서 게임기가 잘 팔리는 구조가 된다면 좋겠지만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기기가 많이 판매되었으니 서드파티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해야만 검토되는 것이 한국 휴대 게임기 시장의 현실입니다. UCC 게임기라는 개념은 유저에게는 다양함과 자유로움을, 개발사에게는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으로, GPH에는 후발주자로서 게임기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외국 플랫폼홀더들이 운영하는 서드파티를 통한 라이센스 개념으로 무게가 옮겨가겠지만, ODM사업과 기타 수익원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꾀하고 있습니다.”

     

    “서드파티를 원활하게 참여시킬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보니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도 준비중입니다. 이미 10여 명의 인력이 배치되어 있는데 연내 30여 종의 게임을 개발․공급할 계획이며, 10여개 이상의 게임을 퍼블리싱할 예정입니다.”

     

    60억 매출이라는 조용한 성공을 일궈내고 있는 GPH. 사진은 GPH 마케팅 팀

     

    24핀 충전기의 적용과 배터리 개선은 IT강국의 면모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F100부터 많은 것을 고민했습니다. 배터리의 개량도 그때부터 계속되어온 것인데 리튬배터리를 이용해 기기를 얇게 하는 한편 배터리 소비가 큰 동영상 플레이를 기준으로 7시간 연속 재생을 실현했습니다. F100때부터 제기되어온 장시간 운용에 따른 발열 문제도 이제는 완전하게 해결했습니다. 개별 충전기보다는 널리 쓰이는 휴대폰의 (24핀)공용충전기를 활용하면 더욱 보편적이고 편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적용한 것인데 반응이 좋아서 기쁩니다.”

     

    ‘게임학과 학생은 게임업계의 진정한 프로슈머’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산학협동을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중입니다. 게임학과와 게임 아카데미 학생은 게임업계의 진정한 프로슈머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이면서, 현재와 미래에 게임을 생산하는 생산자이기도 하니까요. 비록 지금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을지언정 게임이 가야할 방향을 존재 그 자체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학생 콘테스트를 통해 프로슈머와의 교류를 넓히는 한편 커리큘럼에 편성되도록 논의중입니다. 곧바로 큰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있지 않겠습니까? 프로슈머와의 교류를 조성함으로서 인재양성은 물론 GPH의 나아가야할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커리큘럼 편성은 과신이 아닌 한국 디바이스 개발 기술자를 육성하는 첫걸음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GPH가 커리큘럼 편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결과를 얻고자 함이 아닙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디바이스 최적화 노하우를 가진 개발자를 배출하고 싶습니다. GPH가 그 물고를 트고 그 역할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한국에는 블루사이드와 펜타비전 등 극소수의 개발사 덕에 콘솔개발의 명맥을 유지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장의 흐름과 그로 인한 사업구조의 조성을 떠나 개발자가 없는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온라인이라는 광대한 용법이 아닌 휴대용이라는 고정된 스펙과 제한적인 용도에 최적화하는 개발력을 키워야합니다. 글로벌 경쟁력 평가를 보면 한국은 온라인 분야에서는 미국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할 만큼 선진화되었지만, 패키지 개발력은 공동 9위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다양한 콘솔 개발 능력 보유자를 육성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아가 디바이스 최적화 노하우가 쌓이게 되면 이러한 개발력은 MID, PDP, 네비게이션 같은 디바이스의 애플리케이션 분야로도 확산되어 진정한 IT강국이 되도록 뒷받침할 것입니다.”

     

    박 이사는 GPH가 2008년의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낼 수 있던 것은 안양 지식산업진흥원이 사업장은 물론 대외홍보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도 컸다고 귀뜸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법률지원 등 IT관련 중소기업이 사업을 펼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챙겨준다는 점이 현실적이라고 한다. 그는 이러한 진흥지원 위에서 GPH가 추구하는 콘솔 디바이스의 안착과 게임기로서의 도약을 현실화해나가고 있다며 관심과 조언을 부탁한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GP2X WIZ는 발매전부터 유저 의견 수렴으로 개량을 계속하고 있다. 2월 발매시점에서는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내역에서 상당부분 개선이 이뤄져 있을 것이라고 한다.


    베타뉴스 최승훈 (mugtrpg@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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