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인터뷰

김대일 실장, “C9, 추구하는 액션의 첫 허들을 넘었을 뿐”


  • 최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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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1-09 15:31:15

    액션 디스커버리를 표방하는 C9을 개발중인 NHN게임즈의 김대일 실장을 만났다. 그는 지금까지 액션을 강조한 온라인 RPG를 전문적으로 개발해온 ‘액션’과 'RPG'의 달인이다. 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릴은 당시 ‘당대 최고의 액션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기본으로 붙어다녔고 해외에서의 격찬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NHN게임즈에서 개발한 R2는 액션성은 다소 낮추는 대신 RPG로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대립구조로서의 RPG로 상업적 성공을 일궈냈다. 이에 머물지 않고 릴에서 이루지 못했던 액션의 최고봉을, R2에서 아쉬움을 남긴 한층 자연스러운 단체성을 구현해내겠다는 의지를 다잡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해온 게임들이 모두 액션을 강조했었다. C9에서는 ‘액션 디스커버리’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걸었다는 것은 기존보다 진일보한 액션을 추구한다는 의미같다.

     

    “액션을 많이 추구해온 것이 사실이고, C9은 릴 때 하고 싶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실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실적인 것을 추구하는데 있어 무겁고 느린 것을 모티브로 했다가 시원스럽고 빠른 타격감으로 주안점을 바꿨습니다. 소수 대 다수, 혹은 다수 대 다수의 전투가 기본적인 흐름이 될 것입니다. 상대해야 하는 수는 통상 3~7 정도로 진행이 될 것이고 특정 상황이 전개될 때는 최대 40~50의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규모로 준비중입니다. 적이 너무 많아서 전투라는 개념이 퇴색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지난 지스타2008에서 보여진 시연버전에서 무기의 무게(및 크기)에 따른 속도감이 다르게 느껴졌었다.

     

    “기획대로 된 것같네요. 애니메이터의 역량 덕에 요구되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유저분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웃음). 무기는 형태와 무게에 따라 다양하게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고, 무기에 대한 무게감과 타격감을 상식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범위에 맞춰지도록 모션과 속도를 조절해놨습니다. 이점은 기대해도 좋으실 겁니다(웃음).”

     

    그렇다면 C9은 본인이 생각하는 ‘완성된 액션’에 대해 어느 정도나 이룩한 것 같은가?

     

    “개발중인 현재로서는 6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낙제를 벗어나 첫 허들을 넘어선 셈이죠. 공개될 때는, 정식 서비스를 할 때는 나아가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뤄져갈 때마다 목표했던 ‘완성된 액션’에 한발씩 더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엔진의 의미를 어디까지로 봐야할지 다소 난해해지기는 했으나, R2의 엔진의 계보를 잇고 있는가?

     

    “R2의 엔진을 완전 분해해서 재개발한데다가, R2와는 추구하는 노선이 다르고 새로운 것도 많이 적용되었으니 계보를 잇는다기 보다는 활용했다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최근 들어서 엔진은 작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2000년대 초기에는 3D기술 등 미비했던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엔진의 가치가 컸지만, 지금은 원하는 기능을 제대로 적용시킬 수 있게 된 만큼 엔진 그 자체의 비중은 적어졌다고 봅니다. 다만 적용이 자유로워진 만큼 기획의 범위도 넓어지고 그에 따른 해야 할 일이 늘어날 뿐이죠.”

     

    C9이 MMO도 아니고 MO도 아니던데?

     

    “기존 온라인 RPG는 MMO기반에 MO형태의 콘텐츠를 구현시킨 방식이라면, C9은 반대로 MO를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MMO의 성격을 입혔습니다. 액션을 테마로 하고 있기에 그마나 수월했던 것 같네요(웃음).”

     

    MO적인 면모는 지스타2008에서 살짝 보여졌는데, 좀 더 알고 싶다. 또한 MMO적인 부분은 어떤 것이 들어가는가?

     

    “페러럴 개념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이미 대표적인 MO형식이기에 익히 아실 것이고,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특정 스테이지는 일종의 익스퍼트모드 개념이 있어서 특별한 임무가 주어지게 됩니다. 30분 동안 성소를 지킨다든지, 시간제한 안에 네임드를 잡아야한다든지 그런 임무들이죠.”

     

    “MMO적인 것은 콘텐트로도 제공되겠지만 시스템과 분위기에서도 구현해내려 합니다. 일반적으로 길드와 길드콘텐츠, 레이드 급 대규모 콘텐츠가 제공될 것이며, 당위성과 명분을 명확히 제시할 것입니다. 거칠게 전장으로 내몰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참여의지가 생기도록 말이죠.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대립구도를 원치 않는 유저는 대립을 피해서 조용히 개별 콘텐츠를 즐기며 소소히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성전과 영지전에 대한 노하우를 잘 활용할 예정이지만 영지전은 아직 미정입니다. 공성전부터 마무리 짓는다는 개념보다는, 영지전이 너무 치열한 전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떠오를 때까지는 다른 콘텐츠부터 제시하고자 함입니다. 조언도 구해보고 있고, 유저분들의 의견도 눈여겨 보고 있는 중입니다.”

     

    C9에서 ‘완성된 액션RPG’를 이루겠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너무 앞선 질문이겠지만 다음 게임은 액션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인가?

     

    “C9개발에 집중하기에 촉박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C9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차기작을 꿈꿀 여유는 없습니다. 다만 C9에서 추구하던 액션을 다 이뤄보고 싶다는 것은 맞는 것같습니다. 혹 차기작을 구상하게 된다면 액션성을 살린 다른 형태의 게임일 수도 있겠지만, 액션이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게임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은 C9부터 완성의 반열에 올려놔야 여건이 허락되지 않을까요?(웃음).”

     

    김대일 실장은 C9에서 이력의 한 획을 마무리 짓고 싶어했다. ‘중단’이 아닌 ‘완성’으로서. 무엇보다 액션과 커뮤니티에 있어서 강렬함 보다는 자연스러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개발 목표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게임은 사람의 생각과 손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C9에서 선보여질 완성된 액션에 기대를 걸어본다.






    베타뉴스 최승훈 (mugtrpg@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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