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중동 리스크에 환율 쇼크까지...“한은 금리인하 4분기에나”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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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7 18:27:58

    파월 "물가 2%까지 더 오래"...시장 '인하 신중론' 확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와 장중 1400원을 찍은 고환율로 인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마저 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은의 4분기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까지 내놓는다. 연내 인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 불안한 물가에 중동 사태까지 겹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예상 시점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마저 피벗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러야 4분기에나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점차 늘고 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17일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 인하 신호를 아직 보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상당히 끈적끈적(Sticky)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헤드라인) 상승률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들썩이면서 2%대에 안착할 수 있을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 발언 이후 7월 인하설은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고, '4분기 이후' 관측이 유력해졌다.

    또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현재 배럴당 90달러대인 국제 유가가 중동 사태로 100달러를 넘어설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 총재가 얘기한 금리 인하의 기준인 '하반기 월 평균 2.3%'를 웃돌 가능성이 커진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2.1%)이나 소비자물가상승률(2.6%) 전망치는 모두 80달러대의 유가를 가정해 도출된 것인 만큼, 유가가 80달러대 근처로 다시 빠르게 복귀하지 않는 한 한은과 정부는 올해 물가 전망치를 올리고 경제 성장 눈높이는 대폭 낮춰야 하는 처지다. 그만큼 금리 인하 시점은 뒤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

    중동사태 장기화는 유가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늦춰진 것도 변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률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의 고금리가 지속되면 당분간 한은의 금리 인하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10일(현지 시각) 공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비)이 3.5%로 시장 전망치를 웃돈 이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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