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삼성전자, 美 반도체 보조금 9조... TSMC·삼전·인텔 파운드리 삼파전 본격화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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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6 14:40:06

    TSMC·삼성·인텔,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 파운드리 경쟁 본격화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누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 책정이 일단락되면서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가 9조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받게 됐다. 보조금 규모는 미국 인텔(85억 달러), 대만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앞서 보조금을 수령한 TSMC, 인텔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합류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사의 AI 반도체 수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반도체 고객사인 빅테크가 몰린 미국에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 인텔 등이 참전하는 파운드리 각축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현장 ©삼성전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세계 파운드리 1위와 2위인 TSMC와 삼성전자, 미국 인텔이 모두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미국 내 파운드리 주도권 경쟁에 나선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천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60억달러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지원하는 반도체 보조금은 미국 반도체기업인 인텔(85억달러·11조8000억원)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달러·9조1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3조5000억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기존 투자 규모의 두 배가 넘는 총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부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 공장에 추가로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패키징 시설과 함께 첨단 연구개발(R&D) 시설을 신축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방문해 패트릭 겔싱어 CEO와 대화하고 있다. 이하사진=©연합뉴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에는 보조금 85억달러와 대출 110억달러 등 총 195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향후 5년간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 오하이오주, 오리건주 등에서 총 1천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TSMC에 보조금 66억달러와 저리대출 50억달러를 포함해 총 116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 25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2나노 공정을 도입할 세 번째 팹(생산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로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은 첨단 반도체의 공급망을 미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제·안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첨단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지원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3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을 확보한 파운드리 업체 3사가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미국에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몰려 있는 만큼 이들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가 받게 될 보조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5조4000억원)를 투자해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바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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