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가계·기업 빚, GDP의 2배 넘어...기업신용 증가세 지속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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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3-28 15:47:02

    한은 "기업부채 관리하고 가계대출 DSR 적용범위 개선해야"

    지난해 4분기 가계·기업의 신용(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배를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하락한 반면 기업신용은 전분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여전히 경제 규모(국내총생산)의 2배를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더뎌지면서 경제 규모 대비 비율 자체는 2개 분기 연속 떨어졌다. ©연합뉴스

    한은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4.9%로 잠정 집계돼 같은 해 3분기 말(225.6%)보다 0.7%포인트(p) 소폭 하락했다. 이는 가계와 기업의 빚 규모가 GDP의 2.25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 측은 민간 신용 증가율과 명목 GDP 증가율 간 차이가 크게 축소되면서 신용 레버리지 상승세가 상당히 완만해졌다고 평가했다.

    가계신용 비율(100.6%)은 작년 3분기 말(101.5%)보다 약 1%p 낮아졌지만 기업신용 비율(124.3%)은 0.2%p 올랐다. 이 같은 기업신용 비율은 1975∼2023년 장기 추세와 비교해 5%p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가계신용은 주택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둔화했지만, 기업 신용은 증가세가 지속됐다"며 "가계·기업 대출 연체율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취약성과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 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민간신용/명목 GDP 비율 ©한국은행

    부채 증가세 둔화와 주택가격 약세 등의 영향으로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2월 금융불안지수(FSI)는 16.9로 1월(17.3)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주의' 단계(8 이상)에 머물렀다.

    중장기 금융 불균형 정도를 평가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2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32.9로 장기 평균(2007~2023년 37.7)을 밑돌았다.

    한은은 지표의 안정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 향후 부동산 경기 등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대 가능성 ▷ 긴축적 금융여건 지속과 함께 커지는 가계·기업 채무상환 부담을 금융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주요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조정에 대한 국내 금융기관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손실 발생 가능성과 기업신용 중심의 민간신용 확대 압력 등에도 주의를 환기했다.

    한은은 가계·기업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과 민간신용 레버리지 재상승 가능성에 유의해, 금융시스템내 취약성과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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