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③밸류업 참여 유인 “기관투자자를 움직여라”


  • 박영신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4-03-14 16:55:05

    ▲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맹탕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주식 저평가현상)이 다각도로 공론화되며 해소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본지는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방안을 정리한다. /편집자주

    스튜어트십 코드에 밸류업 ’반영‘...미수행 기업들에 '주주행동' 

    스튜어드십 코드란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일을 맡아 보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투자자들도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이다. 즉,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으로서 법적 강제력이 없이 개별 기관투자자가 자율적·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연성규범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탁자책임의 중요성과 더불어 투자대상기업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력 또한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함에 있어 적극적 의사표현 실적 부족과 투자 대상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 관여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지적돼 왔다.

    이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2016년 12월 한국ESG기준원(구.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에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정됐다. 현재 국민연금 등 연기금 4곳을 포함해 은행·보험·기관 등 222곳이 가입돼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7개의 원칙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정책의 제정 및 공개 ▲두 번째, 이해상충 문제 해결방안에 관한 정책의 제정·공개 ▲세 번째,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 점검 실시 ▲네 번째, 투자대상회사와 공감대 형성 및 수탁자 책임 활동 수행에 관한 내부지침 마련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다섯 번째, 의결권 행사 정책 제정·공개 및 의결권 행사내용·사유 공개 ▲여섯 번째, 의결권 행사, 수탁자 책임 활동의 주기적 보고 ▲일곱 번째,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역량·전문성 확보 등도 담겼다.

    기관투자자들은 세부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토록 하고 있다.

    정부는 스튜어트십 코드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내용을 반영, 개정할 계획이다.

    스튜어트십 코드 세 번째 항목에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다는 것이다. 즉,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렇지 않다면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에 국민연금 등 '큰 손'들이 투자 기업의 밸류업 참여나 이행 여부 등을 요구하는 등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밸류업 내용이 반영될 경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국민연금은 2016년 10월 이후 8년만에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가치투자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러한 국민연금의 향후 투자 방향이 기업가치 제고라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표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국민연금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해당 프로그램의 수행 여부 및 관련 평가 등을 중점관리사안으로 보아 밸류업 프로그램 미수행 상장기업에 대한 주주제안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케 

    한국거래소는 3분기 중 지속적 수익 창출 및 주주 환원을 통한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PBR, PER, 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 주요 투자지표 등을 종합 고려해 기업가치 우수 기업(수익성‧시장평가 양호한 기업)을 중심으로 하면서 계량·비계량 항목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되도록 설계 중이다.

    이상헌 연구원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자사주 소각 및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으로 PBR이 개선될 수 있는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가총액이 높으면서 주주환원 정책 의지가 높은 지주회사 등에게 수혜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무엇보다 자산운용 규모가 큰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일부 위탁운용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하게 된다면 이에 포함된 상장기업들의 경우 수급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정에서 ▲기존 지수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구성 종목 선정에 반영될 지표들은 적절한지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사용하기 어려운 부정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는지 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461881?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