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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저축 여력도 양극화...고금리에 투자보다 빚부터 상환”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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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1-04 12:38:41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지난해 가구당 저축여력의 고-저 양극단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차주 10명 중 6명은 중도상환을 했고, 돈이 생기면 빚투나 영끌 대신 대출부터 갚겠다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모바일금융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가구당 저축 여력의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4일 공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보면 지난해 조사 대상자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511만원으로, 전년보다 22만원 증가했다. 응답자들은 이 중 평균 48%(243만원)를 소비·지출에 사용했고, 21%(107만원)는 저축·투자했다.

    가구 소득에서 고정·변동 지출과 보험료, 대출 상환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높은 소비자는 28.1%로 2022년(25.1%)보다 3.0%포인트(p) 늘었다.

    반면 저축 여력이 낮은(0%∼30% 미만) 소비자도 같은 기간 32.3%에서 34.9%로 2.6%p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 여력이 중간 수준인(30∼50%) 소비자 비중은 29.9%에서 24.4%로 5.5%p 축소됐다.

    지난해 대출 보유율(49.2%)은 2022년(50.4%)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평균 대출 잔액(4287만원→4617만원)은 더 늘었다.

    ▲ 저축·투자 여력 변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금리의 영향으로 대출 보유자 중 최근 1년 내 대출을 중도상환한 비율은 61.1%(전액 20.6%·일부 40.5%)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55%가 ‘돈이 생기면 저축·투자하는 것보다 대출을 갚는 게 현명한 투자법’이라고 답했다.

    연구소는 "최근 2∼3년 전만 해도 '빚투', '영끌'처럼 대출 레버리징을 통한 자산 증식이 성행했으나 올해는 투자보다 대출 상환을 먼저 고려하는 디레버리징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빅테크 거래율은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1965년생 이상)의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율은 54.8%에서 65.5%로 1년 새 10.7%p 높아졌고, 핀·빅테크 거래율(87.7%) 또한 7.7%p올라 다른 세대보다 상승 폭이 컸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지난해 7월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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