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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금리인상 끝났다” 인상 사이클 종료 무게…한은도 동결 이어갈 듯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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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11-02 12:08:54

    장기 금리 인상에 기준금리 안 올려도 '긴축 효과'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결정 회의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평가됐다.

    2회 연속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한은은 물가 오름세 확대 가능성과 가계부채 문제 등에 따라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놓은 상태다.

    ▲ 미국이 1일(현지시간)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다시 현재 수준(5.25∼5.50%)으로 유지하면서,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10월 31∼11월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한국 기준금리 3.50%와의 격차는 이로써 역대 최대 수준인 2%p로 유지됐다.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졌다.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며 뚜렷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3.7%로 8월과 같았다.

    이어서 그는 "기준금리를 한두 번 동결하면 다시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뒀지만, 시장은 대체로 이전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도 기존과 같은 동결 결정을 전망하고 있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7연속 동결 행진이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등에 따르면 현재 금통위원들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경기는 갈수록 가라앉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쉽게 올릴 수도 없고, 불어나는 가계부채와 유가 상승으로 다시 불안한 물가 등을 고려하면 내리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아울러 물가 경로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한은은 앞서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중동 사태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며 "최근과 같이 유가·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재개 시점도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문제도 추가 인상 요인이다. 앞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지고 유가와 함께 물가가 급등할 경우 한은 금통위원들이 추가 인상을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통위는 지난달 6명 중 5명이 추가 금리 인상을 열어놓자는 입장을, 1명이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를 열어두자는 견해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경기 침체에도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으로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등 물가 상방 압력과 가계부채, 미국의 동결 전망까지 고려하면 금리를 내릴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한은의 딜레마와 동결 기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지고,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조짐이 뚜렷하게 확인되면 금리인하를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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