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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호락하지 않지만 나도 호락하지 않다" 노력하는 배우 김강현을 만나다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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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5-31 20:48:52

    ▲ 배우 김강현 © 곽정일 기자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배우 김강현을 처음 만난 곳은 격투기를 배우는 어느 체육관이었다.

    그는 서글서글한 눈매와 순하게 생긴 얼굴로 누구에게나 웃는 얼굴로 대했다. 하지만 운동이 시작되자 도전적인 눈빛으로 바꼈고, 특히 스파링 때는 '눈에 독기가 가득찼네'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눈빛이 180도 달라졌다. 이후 언 4년이 지난 시점에 그는 배우를 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갑자기?'라는 의아함에서 배우 김강현에 대한 취재를 기획하게 됐다.

    갑자기 뜬금없이 배우를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그는 2017년 연극 '돌아온 임꺽정'을 시작으로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 CNTV '역사법정 이판사판'에서 조역과 단역을 맡으며 배우로서의 준비를 착실히 해오고 있었다.

    ◆ "중학교 때 본 입시연기가 멋있어서 선택한 배우, 이제는 사랑하게 됐다"

    김강현 배우는 당시 뮤지컬에 관심이 있어 뮤지컬 학원을 등록하러 갔다가 입시연기를 보고 배우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 입시를 준비하는 형, 누나들이 검은색의 치렁치렁한 옷을 입고 연습실을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며 연기를 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몰라요"라고 말했다.

    해보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을 가졌던 배우 김강현은 이후 탈춤이라는 특이한 장르에 도전한다. "다른 친구들은 입시 준비를 할때 현대무용이나 발레를 준비하는데 특이점을 주고싶어요"라고 탈춤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 그는 어려서부터 특이점을 주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실제로 좋은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탈춤의 어떤 부분이 연기에 도우이 됐나'라는 질문에 그는 "연기를 할 때 감정의 폭이 넓어졌다"며 "화를 낸다는 가정을 들어본다면, 우리가 매번 화가 나서 화를 내지는 않죠. 슬픔이 먼저일 때도 있고, 혼란스러워서 화가 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기쁘다가도 화가 납니다. 이처럼 하나의 감정에서도 세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들에 큰 도움이 된 거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김강현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은 인터뷰 내내 드러났다. '딱 한번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라는 질문에 김 배우는 주저없이 '중학교 3학년'이라고 답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지금까지도 예고를 가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아요. 고등학교까지 예고로 진학했었다면 분명 연기에 대해 더욱더 깊이가 있었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분명 인문계에 진학 후 배우는 것 또한 너무 많았어요. 즐거웠어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매력적이라는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모든 배우가 하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 세상에 비춰질 때 과연 배우보다 아름다운 직업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 배우 김강현. © 곽정일 기자

    ◆ 노력파배우 김강현, 비둘기까지 연기하다

    '본인만의 연기 연습이 있나'라는 질문에 가장 첫번째 배우 김강현의 대답은 '대본을 통째로 외운다'였다.

    그는 "제 부분을 제외하고도 제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라든지, 빠져야 하는 부분을 확인하면서 외운다"며 "특히 캐릭터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합니다. 한 시절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니, 캐릭터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인과관계를 파악해약하고, 이를 토대로 장래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에 대한 부분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대본을 통째로 외울수밖에 없어요"라고 전했다.

    '가장 힘들었던 배역'에서는 '비둘기를 연기했다'라는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 "도심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는 한 감독님을 뵀는데 갑자기 비둘기 역할을 해달라고 했어요"라며 비둘기 연기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배우는 비둘기를 연기하는 것보다 연기를 위해 비둘기를 공부하는 것이 더 괴로웠다며 웃음을 지었다.

    ▲ 배우 김강현. © 곽정일 기자

    ◆ "10년 후 나는 꽤 괜찮은 배우가 되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물러날 곳이 없거든요"

    10년 후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한 김 배우의 대답이다. 그는 "이 마음을 계속해서 유지하면 분명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처럼 그때도 이 일(배우)을 사랑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이 생겨 연기를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지금 너무나도 사랑하는 이 일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누군가의 길'이 되고싶다는 배우 김강현. 그는 "고되고 외로운 배우라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선배님들에게 위안을 많이 받으며 용기를 얻었습니다"라며 "나도 그분들처럼 배우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용기와 위안을, 나아가 열정을 나누어 주고 싶어요. 누군가의 용기가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는 배우 김강현, "본인에게 쪽팔리고 비겁하게 살지말라고 아버지께서 항상 말씀하십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 일에 최선을 다했는지, 나는 행복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고민합니다"라며 "최선이라는 말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고심했는지 고민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매일매일이 그럼 너무 힘들고 팍팍하지 않나'라는 반론에 그는 "네 지쳐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하루 마지막에는 지친 저를 달래주기 위해 '오늘 하루도 행복하느라 고생했다'라고 말해줍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인터뷰 막바지에 이르러 김 배우는 "고되고 힘들지만 미치겠는 건 이 일을 절대로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라며 "사람이 배고프면 밥을 먹듯, 숨을 편히쉬고 싶어 연기를 하는 것이다. 내 몸이 망가지는 한이 있어도 평생 이 일을 사랑하고 싶다"고 전했다.

    대화하는 내내 배우 김강현에게 느껴졌던 것은 '열정'이었다. 연기에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즐거워했다. 심지어 힘들었던 경험에까지도 그는 '그래서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덜 여문 배우이지만 그가 품고 있는 열정과 노력만큼은 대배우에 견줄 수 있다고 해도 결코 틀린말이 아니었다.

    아직은 뛰어나고 소름돋을 정도로 연기를 잘해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 김강현의 5년 후, 10년 후를 넘어 점점 발전적으로 변화해가는 그를 지켜보는 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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