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불량 로케트 건전지에 화상 입은 피해자...무책임한 고객관리가 더 아파


  • 권이민수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3-03-29 16:21:56

    ▲ 분해돼 하얀색 누액이 흐른 A씨의 로케트 건전지 ©A씨

    [베타뉴스=권이민수 기자] 불량 건전지로 화상을 입었지만, 기업이 제대로 된 소비자 상담 창구를 마련하지 않아 곤란에 처한 소비자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서울 목동에 사는 A씨는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 '로케트'의 제트킹 AA 건전지로 인해 화상을 입었다. 새로 구매한 시계에 넣은 제트킹 AA 건전지가 부풀어 오르며 하얀색 누액이 흘러나온 것이다. A씨는 시계와 건전지 상태를 확인하려다 손과 다리에 하얀색 누액이 흘러 화상을 입었다.

    건전지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때로 주의가 요구되는 제품이다. 건전지가 분해되면서 누액이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눈이나 호흡기에 들어가게 되면 부식을 일으켜 인체에 해롭기 때문이다. 그 외 안연중독 증상이나, 망간이 허파에 들어가서 붙게 되면 망간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어 건전지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A씨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보기엔 가벼운 화상이지만, 건전지에 있는 화학 물질로 인해 염증이 생겨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A씨가 건전지 외부에 적힌 소비자 상담실 번호로 연락하자 "구매한 곳에 문의하라"며 A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린 것이다. 이는 이후 A씨가 다시 전화해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베타뉴스 측의 연락에서도 로케트 측은 "여기는 영업소"라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기자가 소비자 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물어볼 새도 없었다. 이후 다시 연락을 걸었으나 로케트 측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A씨는 "이미 불량 건전지로 인해 치료비가 들었고 계속해서 화상을 입은 부위가 화끈거리고 고통스러워 치료를 이어가고 싶다. 하지만 로케트 측은 구매한 곳에 문의하란 식으로만 나오고 제대로 된 상담을 진행하지 않으니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소비자상담센터 측은 "해당 기업의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배터리는 제조물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소비자님이 해당 제품으로 인해 피해받으셨다는 것이 증명되면 보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A씨와 같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우, 한국소비자원이나 한국소비자상담센터 측에 연락 달라"며 "민원 접수나 중재 등을 돕겠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권이민수 기자 (minsoo@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