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새 영토 개척 나선 식품업계②-빙그레] 5조원 건기식시장서 차별화전략 '승부'..시장 안착에 주력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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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10-15 11:08:05

    [베타뉴스=박영신 기자] 식품업계가 신규사업 발굴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구 감소, 소비자 입맛의 변화 가속화·먹거리 다양화 등으로 인해 주력사업이나 인기제품의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거나 미래먹거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새 영토 개척에 나선 식품업계를 조명하고 앞으로의 발전상을 전망하기 위한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 빙그레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의 배재정동빌딩. ©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등 가공우유·아이스크림류 메가히트 제품을 자랑하는 빙그레는 최근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가히트 제품의 성장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빙그레는 그간 가정간편식(HMR), 펫푸드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온라인 마케팅’과 ‘맛’으로 승부수를 던진 건기식 브랜드로 제약·식품 대기업들이 대거 장악하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며 냉동·냉장식품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엘로우카페 등 MZ세대 공략 마케팅...제품 지속성 키우는 데 효과

    ▲ 빙그레가 2017년 제주도에 개장한 옐로우카페 2호점. © 빙그레

    빙그레는 1967년 설립된 이래 1974년 바나나맛우유와 투게더를 출시하며 가공유 및 냉동·냉장식품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바나나맛우유는 국내 가공유 사상 최초로 지난 2017년 단일제품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한 제품으로 성장했다. 투게더는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대한민국 아이스크림 부문 브랜드 파워1위를 기록했다.

    1983년 출시된 ‘요플레’는 이제는 떠먹는 요거트를 지칭하는 일반명사로 불릴 정도로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600억원 매출을 달성한 메로나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해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바나나맛우유와 함께 글로벌시장 확대의 초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빙그레가 그동안 생존전략으로 삼아왔던 메가히트 제품들은 매출 측면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유제품의 사양화, 아이스크림류 매출의 계절적인 편향성과 경쟁의 다각화 등으로 인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빙그레는 메가히트 제품을 기존 고객들 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들에게도 어필하기 위해 컬래버레이션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게 된다. 빙그레 제품군의 주요소비세대로 떠오르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이같은 이색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6년 동대문에 바나나맛우유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카페’를 개점하자 ‘바나나맛우유 키링’을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까지 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빙그레는 다음 해인 2017년 제주도에 옐로우카페 2호점을 개점했다. 옐로우카페는 1년 간 개점 예정이었지만 인기가 지속되자 3년으로 기간을 연장했다.

    지난 해 4월에는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한 바나나맛우유 환경캠페인 ‘지구를 지켜바나나’를 통해 최근 떠오르는 사회적 이슈인 친환경과 관련된 메시지를 MZ세대를 포함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네이버 해피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실시한 이 캠페인은 시작한지 3주만에 준비한 분바스틱 수량 4천여개를 모두 소진해 조기 마감됐다.

    또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와 빙그레가 ‘갤럭시 버즈 2’ 출시를 앞두고 MZ세대에게 화제가 되는 협업을 기획해 바나나맛우유 케이스를 출시했다. 바나나맛우유 케이스는 ‘갤럭시 버즈 2’를 케이스에 넣고도 유무선 충전이 가능해 편의성을 높여 인기를 끌었다.

    건기식 사업, 온라인·맛 등 차별화전략 승부

    ▲ 빙그레가 론칭한 여성건강식품 브랜드 비바시티 제품들. © 빙그레

    이처럼 이종업계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전략적인 협업 마케팅을 통해 MZ세대 등 소비자층을 확대하며 성장성을 지속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그러나 주력제품의 성장 정체기가 다가오기 전에 ‘새 우물’을 파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사업다각화에 나선 빙그레는 지난 2017년 HMR브랜드 ‘헬로빙그레’를, 2018년에는 펫푸드 브랜드 ‘에버그로’를 론칭했지만 신사업들을 잠정중단하거나 사업철수 결단을 내렸다.

    이에 비해 2018년 론칭한 건기식 브랜드 tft는 전문화·차별화 등을 통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빙그레가 신사업에서 고배를 마셨던 경험을 통해 다져진 내공을 건기식 사업에서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건기식 시장은 5조원, 2030년까지 2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건기식 시장이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CJ제일제당, 동원F&B, 풀무원, 농심 등 대형식품기업과 유한양행, 동양제약 등 제약업체 등이 뛰어든 상황에서 건기식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전문성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빙그레는 판단했다.

    빙그레는 차별화 전략으로 온라인에 기반한 유통채널 구축과 ‘맛’이 있는 제품 구현을 꼽고 있다.

    건기식 브랜드들이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 위주로 운영되는데 비해 빙그레는 처음부터 온라인 판매로 시작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을 구축할 뿐 아니라 최근 건기식 주요소비층으로 떠오르는 젊은 층을 겨냥할 수 있다는 게 빙그레 측의 설명이다.

    또 ‘건기식’ 하면 ‘맛 없는 약‘이 떠오르는 이미지를 탈피해 누구나 맛있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제품 차별화에 주력했다. 이에 과일맛, 요거트맛 등 ’맛있는‘ 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젤리, 츄어블 등 형태로 물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tft는 맛(taste), 기능(function), 신뢰(trust)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브랜드이다. tft의 하위브랜드인 비바시티와 마노플랜은 각각 여성과 남성에 특화된 건기식 브랜드이다.

    기존 건기식이 갱년기 여성소비자 위주였다면 tft의 첫 하위브랜드인 비바시티는 28~35세 젊은층 여성을 공략한 브랜드다.

    비바시티는 '슬림케어 나이트'와 '츄어블 프로바이오틱스' 등 여성들의 주요 건강고민인 다이어트 등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을 선보였다.

    슬림케어 나이트는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관리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츄어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건강 제품으로 아연 요거트맛과 비타민D 레몬맛 등 2종으로 출시됐다. 요거트맛은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한 아연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만큼 함유돼 있다. 레몬맛은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D가 1일 영양성분 기준치만큼 함유돼 있다.

    두 번째 하위 브랜드인 마노플랜은 ‘남성 건강 고민의 마침표’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남성을 위한 건강플랜' 브랜드로 원료의 함량부터 부원료의 선정까지 남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마노플랜 브랜드의 첫번째 제품 ‘마노플랜 간건강&활력’ 제품은 업무, 음주, 스트레스로 건강을 챙기기 힘든 남성들을 위한 제품으로 상단부에는 밀크씨슬캡슐, 하단부 활력 비타민 드링크 구조로 하루 한 병으로 언제 어디서든 섭취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는 최근 소비자 니즈 다양화 등에 발맞춰 눈·면역·장 건강제품 등 다양한 기능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치열해진 건기식 시장에서 앞으로 tft 브랜드에 대한 시장 영향력 및 인지도를 높여 시장에 안착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제품 카테고리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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