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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행원도 짐싼다...젊어진 은행권 희망퇴직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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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6-14 18:48:00

    최근 은행권 희망퇴직 대상 연령대가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 임금피크를 앞둔 50대뿐 아니라 40대 후반 은행원들도 대거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까지 올해 들어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직원과, 4급 이하 일반직, RS(리테일서비스)직, 무기계약인력, 관리지원계약인력 중 1972년 이전 출생하고 15년 이상 근속직원이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이번 희망 퇴직직원을 대상으로 관리전담 및 금융상담인력 재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 접수는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인데, 신한은행이 희망퇴직 신청을 한 해 두 차례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이 또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게 된 배경은 직원들의 요구가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의 희망퇴직 대상 확대 의견이 지속돼 왔으며 직원들의 니즈와 직원들의 안정적인 제2의 인생 지원을 위해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희망퇴직자에게 재채용 옵션, 자녀학자금, 창업지원, 건강검진Care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등 지속적인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희망퇴직을 실시, 총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62명) 규모의 1.7배 수준에 달한다.

    퇴직자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대상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964∼1967년생이던 희망퇴직 대상이 올해엔 1965∼1973년생이었다. 만 48∼49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40대 후반 수 백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3∼25개월치 급여와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재취업지원금(최대 3천400만원)이 지급됐다. 건강검진 지원(본인과 배우자) 등 혜택도 제공됐다.

    NH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통상 명예퇴직 신청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원'과 '40대의 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둘로 크게 나뉜다.

    40대 후반∼50대 초반 은행원들이 승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조건일 때 2∼3년치 정도의 급여를 챙겨 은행을 떠나 '인생 2막' 준비에 뛰어드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은 물론 부지점장(부부장급)도 못 달고 임금피크를 맞아 차장으로 퇴직해야 하는 직원들이 많다. 그럴 바에야 50대 초반, 40대 후반에라도 빨리 나가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56세에 임금피크가 시작되면 자동으로 희망퇴직 대상이 되지만, 그 전에 좋은 조건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부터 연초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 5곳에서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인원은 약 2,500명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은 800명의 직원이 퇴직했고,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각각 511명, 496명이 짐을 쌌다. 우리은행은 468명이 퇴직했고,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220여명이 은행을 떠났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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