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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성능 프로세서의 시작’ 인텔 코어 i5-11600K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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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4-30 01:37:12

    인텔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시장에 선보였다. 어느덧 11세대로 1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네할렘(Nehalem) 아키텍처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이야기다. 1993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펜티엄(Pentium)에 비할 바 아니지만, 코어(Core)라는 이름 역시 그 이전 코어 2(2006년) 이후 꾸준히 이어오며 고성능(혹은 프리미엄) 프로세서라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

    하지만 긴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빠르게 변했다.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 성능과 효율 향상 주기가 가파르게 빨라진 것이다. 과거 싱글 혹은 듀얼 코어 구성이던 프로세서는 어느덧 쿼드는 기본이고 많게는 수십개에 달할 정도로 많아졌다. 미세공정과 함께 아키텍처의 변화가 이끌어낸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적인 데이터 전송 대역폭도 상승해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능력도 중요해졌다. 이제 프로세서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장치가 아니라, 주변 장치와 유기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핵심 요소로 자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이런 변화들을 반영하기 위한 요소가 담겨 있다. 6세대 이후 정체됐던 아키텍처의 변화를 시작으로 PCI-Express 4.0과 썬더볼트 4 등 고속 전송 규격의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변화를 맞이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어떤 모습일까? 코어 i5-11600K 프로세서를 통해 확인해 봤다.

    ■ 아키텍처의 변화, 다양한 최신 요소 도입

    코드명 로켓레이크(Rocket Lake)로 알려진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과 달리 새로운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큰 변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시작해 10세대까지 약간의 변화는 있었어도 스카이레이크라는 아키텍처의 근간이 유지되어 왔던 것과 다르다. 11세대에서는 코브(Cove) 아키텍처가 도입되었고, 데스크톱 프로세서인 이 제품에는 14nm 공정에 맞춰 설계된 사이프레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새 아키텍처의 장점은 바로 실행 능력의 개선이다. 캐시 용량을 늘리면서 그에 따른 명령어 처리 구조와 분기 예측기를 도입해 효율을 높였다. 인텔 딥러닝 부스트(Intel DL Boost)의 도입도 변화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이 기술은 AVX-512 명령어에 기반한 벡터 신경망 명령어(VNNI – Vector Neural Network Instruction)과 연관이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실행 환경이 늘면서 인텔이 과감하게 도입한 결과라 하겠다.

    변경점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인텔 UHD 그래픽스는 Xe 그래픽 아키텍처가 적용된 장치로 기존 대비 성능을 높였고, 이를 통해 12비트 HEVC와 AV1 복호화 가속을 지원한다. PCI-Express 4.0도 도입되어 더 빠른 저장장치 및 그래픽카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인은 총 20개로 그래픽카드 1개, NVMe SSD 1개 정도 활용하면 알맞을 것으로 보인다. PCI-Express 4.0 혹은 썬더볼트 4, USB 3.2 Gen 2x2 같은 기술은 모든 메인보드에서 대응하는 게 아니므로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메모리 대응 능력도 확장됐다. 기본적으로 DDR4-3200까지 대응하는데, 인텔은 제품군에 따라 기어 1, 기어 2 형태로 기능을 분류해 두었다. 기어 1은 메모리 컨트롤러와 메모리를 1:1로 동기화하고, 기어 2는 1:2 비율로 동기화해 속도를 높여 대응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코어 i5-11600K는 기어 1 모드에서 DDR4-2933, 기어 2 모드에서 DDR4-3200에 각각 대응하도록 되어 있다.

    소켓 플랫폼은 기존과 동일한 LGA 1200이다. 제품에 따라 제한적이나마 이전 세대 칩셋 메인보드와의 활용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부분은 장점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성능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Z590 칩셋 혹은 향후 출시될 인텔 5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인텔 코어 i5-11600K의 성능은?

    사이프러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있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주력 게이밍 프로세서 라인업 중 하나인 코어 i5 제품군에서 고성능을 담당하는 코어 i5-11600K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프로세서 정보 확인 및 일부 소프트웨어, 게임 등을 실행해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메인보드는 Z590 기반의 제품과 DDR4-3200MHz 메모리, 지포스 RTX 2080 Super 그래픽카드 등을 활용했다.

    ▲ 인텔 코어 i5-11600K©Future

    메인보드 - GIGABYTE Z590 VISION G (피씨디렉트)
    메모리 – PNY XLR8 DDR4-3200(PC4-25600) 16GB (8GB x 2)
    저장장치 - 마이크로닉스 WARP GX1 512GB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Super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00W
    운영체제 - 윈도우 10 프로 64비트 (20H2 업데이트 적용)
    드라이버 – 지포스 게임레디 461.92

    CPU-Z를 실행해 코어 i5-11600K의 사양을 확인했다. 구체적인 부분을 보면 이렇다. 우선 프로세서는 6코어, 12스레드 구성을 따른다. 이는 이전 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동일한 부분. TDP는 125W로 이 역시 이전 세대 K형 프로세서 대비 증가했다. 명령어 세트도 거의 비슷하지만, 이 중 AVX-512F가 추가된 점을 볼 수 있다. 설정 배수는 최대 49로 4.9GHz까지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CPU-Z 벤치마크 테스트

    먼저 CPU-Z 내에 있는 프로세서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교군으로는 비슷한 구성(6코어, 12스레드)이지만, 3세대 이전 상급 프로세서로 분류되는 인텔 코어 i7-8700K로 진행했다.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니 싱글 스레드로는 641.5점, 멀티스레드는 4672.3점을 기록했다. 3세대 이전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싱글에서 90점, 멀티에서 970점 이상 차이를 보인다.

    이전 세대와 직접 비교해도 어느 정도 차이는 존재한다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10세대에서의 업그레이드보다는 적어도 2~3세대 이전 세대 코어 i5~i7 프로세서를 사용자가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한다고 본다면 이 프로세서는 최적의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현재 가격적인 매력이 있는 코어 i5-11400 혹은 11500 정도도 적절한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코로나 1.3 렌더링 벤치마크

    이번에는 프로세서 자체의 처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1.3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3D 렌더링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실행한 결과, 2분 11초가 소요됐다. 처리량은 3.7MRays/s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 동급 코어 프로세서(약 2분 30초)와 비교한다면 뚜렷한 차이라 하겠다. 코어 i5-11400과 비교해도 나은 모습이다.

    ▶ 파크라이 5 게이밍 성능 테스트

    이제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고자 파크라이 5를 실행했다. 최대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하에서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대로 설정했다. 수직동기화와 프레임 잠금 등의 설정은 사용하지 않았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131 프레임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소 104 프레임, 최대 프레임은 172였다.

    그래픽카드 종류를 따지지 않고 사양에 따라 최적의 옵션 조절이 이뤄진다면 게임에 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같은 코어 i5 프로세서라 하더라도 더 높은 작동속도를 갖춘 11600K 쪽이 더 나은 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결과로 나타났다. 같은 테스트에서 코어 i5-11400 프로세서는 5 프레임 정도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 체르노빌라이트 게이밍 성능 테스트

    1인칭 슈터 게임인 체르노빌라이트의 실행 성능을 확인해봤다. 파크라이 5와 마찬가지로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설정은 울트라 일괄 설정이 적용되어 있다. 게임을 실행한 결과, 평균 116.67 프레임을 보여줬다. 이 수치도 코어 i5-11400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 이어 최저 116.67 프레임, 최대 213.7 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임 성능을 가늠하는 1% 프레임 수치는 94.28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아쉬움이 없다. 이와 별개로 더욱 안정적인 게임 프레임을 유지하려면(최저 및 1%) 그래픽 옵션을 타협하는 쪽이 유리하다. 특히 고해상도 게이밍을 즐기려는 소비자라면 어느 정도 사양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더 나은 성능의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방법이다.

    ▶ 레드 데드 리뎀션 2 게이밍 성능 테스트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게임은 광활한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어 구동 사양이 높은 편이다. 성능 측정을 위해 해상도는 풀HD, 그래픽은 가장 높은 설정을 일괄 적용했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88.9 프레임으로 초당 60 프레임 이상은 거뜬히 처리해낸다. 최소 프레임은 60.4, 최대 프레임은 114.7이다. 코어는 6개 구성이어도 높은 작동속도가 전반적인 효율 향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 가격과 성능을 잘 버무린 차세대 프로세서

    11세대로 진화한 코어 i5 프로세서, 그간 많은 소비자가 선택한 주력 게이밍 프로세서로 자리매김했다. 코어 i5-11600K 또한 그런 면모를 잘 보여준다. 6코어, 12스레드가 제공하는 최적의 효율을 바탕으로 3.9GHz의 기본 속도와 최대 4.9GHz의 최대 속도를 자랑한다. 올-코어 부스트는 4.8GHz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전반적인 속도와 코어 수 사이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제품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가격 또한 K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접근성이 좋다. 온라인 최저가 기준으로 3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일반형과 4~5만 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가장 접근성이 좋다는 코어 i5-11400과 비교해도 그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다. 비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코어 i5 급에서 최고의 성능을 손에 넣고자 한다면 코어 i5-11600K도 좋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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