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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통지켜 구본준 고문 계열분리 본격화하나

  • 정순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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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11-16 16:02:23

    연합뉴스

    [베타뉴스=정순애 기자]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는 이달 말 이사회 개최후 구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거느린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며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 고문은  LG 지주사인 LG 지분 7.72%를 보유중이다.

    업계는 구 고문가 약 1조원 정도 가치가 있는 이 지분을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구본준 LG 고문 ©연합뉴스

    LG 안팎에서는 구광모 현 LG 회장이 지난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할 당시부터 끊임없이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 제기돼 왔었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직후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전자 계열의 분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회사인데다 기업 규모도 커 계열 분리가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현재 LG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 고문이 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에 나서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지난해 LG상사는 LG그룹 본사 건물인 서울 여의도 소재 LG트윈타워 지분을 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했으며 구 회장을 외 오너 일가가 LG상사의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를 매각하는 등 계열 분리에 대한 사전작업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인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LG상사는 그룹의 해외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판토스 지분 51%를 쥐고 있으며 구 고문은 2007년부터 3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번 계열분리가 현실화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적이 돼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LG전자와 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했기 때문이다.

    2009년 LG화학의 산업재 사업 부문 분할로 설립된 LG하우시스는 건축 자재, 자동차 소재 기업으로 그룹의 주력은 아니다.

    구 고문의 현재 지분 가치로 LG상사 시가총액 7천151억원 및 LG하우시스 5천856억원 등의 규모가 크지 않아 충당이 가능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이처럼 계열분리 회사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반도체 설계 회사인 실리콘웍스 및 화학 소재 제조사 LG MMA의 추가 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아 안정기에 접어드는 등 시기적으로 적당한 때가 됐다는 판단이 작용해 이번 LG그룹의 계열분리에 대한 결심을 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 측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검토중이란 입장이다.

    LG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은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앞줄 맨 왼쪽)과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구광모 LG 회장 등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012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의 미수연(米壽宴·88세) 모습 ©연합뉴스

    이와관련 구 고문의 이번 계열분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경영권 갈등의 사전 차단을 위해 LG그룹이 선대 회장 별세시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 외 다른 가족 일원은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따르는데서 나온 것이란 시각도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 별세뒤 1970년 장남인 구자경 2대 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구인회 창업회장의 첫째 동생이자 창업멤버인 구철회 사장은 경영에서 퇴진했다.

    구자경 2대 회장은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 사명을 LG그룹으로 변경, 2월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 승계 때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회장 등 구자경 2대 회장의 동생들은 LG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고 조카인 구본무 회장에게 길을 열어주는 등 전통이 이어졌다.

    1대때인 1999년 구철회 사장 자녀들은 LG그룹에서 나가 LG화재에서 현재 LIG그룹을 설립했으며 2005년 구인회 창업회장의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평회·두회씨는 독립해서 LS그룹을 만들었다.

    구인회 회장때부터 동업하던 허씨 일가의 계열사는 GS그룹으로 분리됐다.

    2대때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일가는 LG그룹 패션 사업 부문을 분리해 2006년 LG패션(현 LF)으로 독립, 구자학 회장은 2000년 LG 유통·식품 서비스 부문으로 새롭게 아워홈을 만들었다.


    베타뉴스 정순애 기자 (jsa975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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