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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용산미군기지 환경오염조사 투명한 공개와 시민들 참여 보장 요구


  • 강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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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10-20 20:44:06

    ▲2020년 10월 20일 오전 11시 용산미군기지 13번 출입구(이촌역 2번 출구)에서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을 위한 용산주민 기자회견이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주최로 진행됐다. 기자회견 모습. ©베타뉴스

    20일 오전 11시 용산미군기지 13번 출입구(이촌역 2번 출구)에서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을 위한 용산주민 기자회견’이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주최로 진행됐다.

    2019년 초부터 연말까지 용산미군기지 일부지역을 관람할 수 있는 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지난 14일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일부지역이 일반인에 공개됐다.

    간간히 들리는 소식을 보면 마치 곧 미군기지가 반환, 이전될 것 같지만 시원한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다.

    오랫동안 용산 미군기지의 온전한 이전을 주장해온 용산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 속사정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들어 봤다.

    ▶사회자인 최명희 씨는 기자회견 취지발언으로 “최근 국정감사 및 언론보도를 통해 용산미군기지 주변 4곳의 환경오염조사결과가 공개됐습니다.”라고 말하며 “남산, 청계천 인근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이 기준치의 14배 이상, 석유계 총 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380배 이상 검출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명희씨는 현재 용산미군기지 반환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하며 이에 따라 스포츠필드, 장교숙소, 병원시설, 하사관숙소, 사무실 등에서 현장조사가 실시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용산주민들의 제보를 통해 국정감사 과정 중 밝혀졌다고 덧 붙였다.

    ▲2020년 10월 20일 오전 11시 용산미군기지 13번 출입구(이촌역 2번 출구)에서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을 위한 용산주민 기자회견이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주최로 진행됐다. 기자회견 사회를 담당한 최명희 씨의 발언 모습. ©베타뉴스

    ▶다음은 용산미군기지 반환 진행상황에 대해 김은희 대표(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 주민모임)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기자: 용산미군기지 반환관련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김은희 대표: 지난해 네 개 부지를 반환한다는 내용을 국방부, 환경부, 외교부가 함께 발표했다. 그런데 그곳이 오염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서 시간이 미뤄지고 있었다.

    우선 먼저 우리 정부가 반환 받아 정화를 하고 계속 협상해 나간다는 의견이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용산미군기지 반환절차를 개시 하겠다’ 이렇게 발표가 났다.

    개시 이후에는 회의를 하게 된다. 협상 개시가 되면 우리나라 국방부와 미국 측, 한미합동위원회 산하에 시설분과 위원회가 있다. 이 시설분과 위원회에서 어디를 반환할 것인가를 확정하고, 확정되면 환경분과 위원회로 넘어와서 어떻게 환경조사를 할 것인지 기초조사를 하고, 현장 조사를 하고, 평가를 해서 정화비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나오게 된다.
    이런 절차가 진행돼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우리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5월달에 환경조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환경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랬더니 미국과 협의 사항이며 모두 비공개여서 알려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알아 낼 길이 없어 서울시와 면담을 했더니 서울시도 환경부에서 어떤 자료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반응했다. 7, 8월에는 의원실을 찾아 갔지만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기초 조사가 거의 끝나고 현장조사가 진행될 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곳 13번 게이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중 ‘한국환경수도연구원’ 이라는 차량이 지나갔다. 다음날 차량과 더불어서 눈에 띄는 형광색을 입은 사람들이 미군기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현장에서 ‘환경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물었고 이후 바로 환경부 과장에게 전화해 ‘지금 환경수도연구원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과장은 그런걸 어떻게 아냐고 발뺌을 했다.

    이후 윤미향 의원실에 제보를 했고, 윤미향 의원실에서 이번에 환경부장관 국정감사 질의 할 때, 서울산하 협력단과 한국환경수도연구원이 조사한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다’라고 확답을 들었다.이렇게 해서 하나 알아낸 것이다.

    -기자: 그렇다면 어느 부지가 반환되는지도 모르는 실정인가?

    김은희 대표: 아직 생활하고 있고 반환되지 않은 곳이 있다. 반환된 곳을 중심으로 환경조사를 하고 있다. 언제 다 조사를 끝내서 반환될지는 모른다.

    위쪽에 가보면 장교 숙소를 개방했다. 새롭게 꾸며서 앞으로 용산공원이 이렇게 만들어 질것이라고 국토부가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자: 미군기지 장교 숙소 위치는 어디인가?

    김은희 대표: 용산가족공원 지나서, 서빙고역 맞은편에 장교 숙소라는 이정표가 있고 문이 개방돼 있다. 누구나 들어 갈수 있다.

    -기자: 장교 숙소 역시 미군기지였나?

    김은희 대표: 미군기지 였는데 반환된 부지다. 그 안에는 용산 공원이라고 꾸며 놨다.

    오염문제는 덮고, 좋은 공원이 만들어 질것이라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기자: 예전부터 말씀 하신 내용이 ‘반환 될 것이다’라고 했지만 계속 늦춰져 왔다고 말씀 하셨다. 지금은 정말 반환 될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있다. 정말 반환되는 것이 맞는가?

    김은희 대표: 반환이 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오염을 정화 한다면 시간이 훨씬 빨리 반환될 것이다. 제대로 반환 받자는 것이다. 이부분을 국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지적했다.

    -기자: 결국 진행상황은 비공개 원칙 때문에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김은희 대표: 그렇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2020년 10월 20일 오전 11시 용산미군기지 13번 출입구(이촌역 2번 출구)에서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을 위한 용산주민 기자회견이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주최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은희 용산미군기지온전히되찾기 주민모임 대표 모습©베타뉴스

    ▶이어진 발언으로 민족문제연구소 국세연 씨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은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용산미군기지 환경오염을 책임져라’고 낭독했으며, 용산주민 김교영 씨는 성명서 낭독을 통해 ‘정부는 용산기지 환경오염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라’라고 힘주어 외쳤다.

    마무리 발언으로 사회자인 최명희 씨는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바로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다.”고 말했으며 이어서 “현 SOFA 환경조항은 ‘미국 측은 한국의 환경법을 존중한다’(환경에 관한 특별양해각서)고 돼있어 구속력이 없으며,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명시적인 오염치유 기준 세부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번번이 한미 양측이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는 것만 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말했고 “국내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 환경오염 및 치유기준을 명확하게 재설정해야 한다.”며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이 시급하다’고 발언했다.

    ▶기자회견 퍼포먼스로 크리스마스 캐롤 ‘펠리스 나비다’ 반주에 다음과 같이 가사를 바꿔 합창했다.

    오염 심각해, 오염 심각해
    오염 심각해 용산의 미군기지
    정화해야지 정화해야지
    정화해야지 미군이 책임지고

    발암물질 벤젠이 682배
    중추신경 망가지는 TPH
    최악의 기름유출 은폐하는데 미치겠다~

    탄저균 지카바이러스 페스트균
    온갖 생화학물기 불법실험실
    그래도 발뺌하는 미군 때문에~ 미치겠다~

    오염 심각해 오염 심각해
    오염 심각해 용산의 미군기지
    정화해야지 정화해야지
    정화해야지 미군이 책임지고

    미군이 사회해야 생태평화공원
    모두 조사해야 생태평화공원
    미군이 정화해야 생태평화공원 좋구나~

    ▶용산구의회 설혜영 의원은 서면을 통해 용산미군기지 오염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해왔다. “용산미군기지 바로 인근에서 생활하는 용산주민들에게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가 건강권과 직결하는 문제입니다. 하루 빨리 오염실태를 정확히 공개해 줄 것을 요청 드립니다.”

    ▲2020년 10월 20일 오전 11시 용산미군기지 13번 출입구(이촌역 2번 출구)에서 용산미군기지 온전한 반환을 위한 용산주민 기자회견이 온전한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용산시민회의주최로 진행됐다. 8월 1일부터 개방하고 있는 용산미군기지 장교숙소 일부 모습. 장교숙소는 기한없이 당분간 계속해서 공개할 것이라는 안내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베타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에 연대한 주민과 단체는 다음과 같다.

    김철식 용산구의원, 설혜영 용산구의원, 마을도서관 고래이야기, 공동체미디어 용산FM, 동자동사랑방, 행복중심 용산생협, 용산풍물패 미르마루, 더불어함께 건축협동조합, 교육협동조합 온지곤지, 용산마을합창단, 한남공원지키기시민모임, 용산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성심수녀회, 희망연대노동조합 딜라이브용산고객지회, 희망연대노조, SKB지부 마포지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중부지회, 녹생당 용산, 정의당 용산구위원회, 진보당 용산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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