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스타 노조 `이상직 부녀 고발`, 제주-이스타 꼬여가는데 민주당 입장은?


  • 곽정일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0-07-01 10:19:31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분 헌납발표 했지만...지체불임금 탓 매각은 여전히 난항.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이스타 노조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 의원 딸을 고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는 더욱 꼬여가고 있는 가운데 소속당인 민주당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30일 "이 의원이 직책 없이 회사 경영에 관여했고 아들과 딸에게 지분 증여를 위해 이스타홀딩스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며 "증여세 탈루, 업무방해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이르면 다음 주 중 고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직원 1,600명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간 임금 약230억~250억원을 받지못했다고 이 의원에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했고, 이 의원은 2~3월 분인 110억원만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여기에 이 의원이 100억 원대 대출을 받아 이스타항공 지분을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이 의원의 110억원 주장은 3월말부터 시작된 국내·국제선 셧다운(운항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4월~6월의 임금체불은 책임질 사항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작년 12월부터 조업비, 항공 유류비 등을 장기 연체해 조업사와 정유사 모두 3월 말부터 조업 중단과 급유 중지를 통보했다"며 "이에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이 의원은 지난 29일 `이스타항공 소유 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노조는 이 의원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 측은 이 의원의 헌납 발표와 사과에 대해 ▲사과에 이 의원이 직접 나오지 않은 점`, ▲ 불투명한 자금 조달, 매각 차익 등에 대한 의혹이 일자, 매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해명한 점 ▲지분 헌납의 실효성이 없는 점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 의원의 지분 헌납으로 인해)매각 주체의 변경으로 제주항공과의 M&A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의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항공 측도 `기존 계약이 A와 B간의 거래였는데 갑자기 B가 C로 바뀐 것` `기존 계약 내용을 상의 없이 마음대로 바꾸고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경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이 의원의 소속당인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며 설치한 당내 전담기구 `을(乙)지로 위원회`가 해당 사안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2017년 3월 롯데시네마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체불을 규탄하는 등 노동자 권익 증진을 강조해왔다. 여기에 최근 김현정 민주당 부대변인이 이스타항공 노조에 이 의원 측이 제안한 110억원만 받을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더 심화되는 상황이다.

    논란이 계속 커지면서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M&A는 더욱 불투명한 상황으로 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사실상 포기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항공 업황 회복 시점마저 요원한데, 자본 투입이 필요한 이스타항공을 인수했다간 자칫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제주항공이 이달 중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스타항공은 그대로 파산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보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에 사는 시민 K씨(35)는 베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민의 편에 서겠다고 줄기차게 외쳐온 것이 민주당"이라며 "당 차원에서 해당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국민들의 그 진심을 믿어주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도 마찬가지다. 창업주고 오너라면 본인 소속 직원들 임금 문제는 해결하고 제주항공과 임금문제에 대해 차후 소송을 하든 뭘 하든 해야지 무조건 `4월~6월은 책임 없다`고 손 놓고 지분헌납만 하겠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200318?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