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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현아 지우기'에 KCGI, '3자연합 제안 상정 신청' 맞불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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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2-28 10:47:05

    ▲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흔적 지우기에 맞서 사모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제안한 것을 의안으로 올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계속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격전에 실질적 이득을 보는 건 KCGI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진칼은 27일 자사를 상대로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의안상정 가처분을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2대 주주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이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이 제안한 ▲한진칼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등의 이사 후보 추천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시 개별투표 방식 채택 등을 의안으로 채택할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군을 제안했다. 이들 중 김치훈 전 상무는 지난 18일 한진칼 측에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며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에 그레이스홀딩스의 가처분 신청서에는 7명의 이사 후보만 이름이 올라갔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KCGI는 "한진칼을 상대로 정관변경을 요구하고 이사 후보 안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한진칼이 주총에서 이 제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 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신청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갈등에 이익을 보는 것은 KCGI라고 주장한다.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 진영과 조 전 부사장 진영에서 치열하게 지분 다툼을 하면서 주가가 한달사이 40%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KCGI는 이 기류에 편승해 높은 평가이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KCGI는 한진칼의 단일 최대주주다. 즉 한진칼의 보유주식 합계가 가장 많다는 의미다.

    27일 한진칼의 주가는 장중 한때 6만8000원을 기록한 끝에 6만5,000원(8.33% 상승)으로 마감됐다. 전날 상장 이후 처음으로 6만원을 돌파했던 한진칼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이날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강성부 KCGI대표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손 털기를 부인한 상황이지만, 익명을 요구한 경제학 교수는 "펀드의 속성상 주가에서 충분히 이득을 본 KCGI가 손을 털고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KCGI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한진그룹은 "“주총 상정 안건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주총까지 상당기간 남아있음에도 마치 한진칼이 주주 제안을 무시한 것처럼 가처분을 신청해 유감"이라며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사법절차를 악용하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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