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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전문대 71세 최고령 만학도 졸업, 화제


  • 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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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2-17 08:32:19

    “저 자신이 조금만 일찍 도전해 볼 걸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막상 졸업을 하니 참 잘했다고 제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진짜 새롭고 많은 것을 배웠죠. 제 일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대학 공부 한 것입니다.”

    졸업식은 없지만 14일 전문학사 학위를 받고 영진전문대를 졸업한 71세 최고령 이송희(사회복지과, 사진)씨의 졸업 소감이다.

    코로나19로 대학 졸업식이 취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보낸 그는 동기생들로부터 왕언니, 왕누님으로 불리며 학습분위기 메이커였고 대학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았다.

    만학도인 이송희 씨는 2018년 지역 성인학교(경신과학정보고)를 졸업하자마자 영진에 입학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구타한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 남편과 상의해‘젊은이들이 자기 자녀를 마음 편히 맡기고 직장생활에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선택했어요. 어린이들을 잘 보호하고 양육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런 의지로 대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산업체위탁반인 야간 수업에 단 한 번의 지각이나 결석 없이 출석했고, 저녁밥을 거르고 등교하는 같은 반 학우들에게 간식을 수시로 챙겨주며 공부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학우들에 대한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2학기에 받은 장학금 일부를 다시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학교생활이 즐거웠습니다. 매일 학교 가는 시간이 기다려졌고, 동기생들이 가깝게는 20년 멀게는 50년 이상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언제나 만나면 인사하고 웃고 그러다 보니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젊은 학우들이 많이 배려해준 덕분에 잘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은 그도 힘들었다고. “암기가 안 돼 속상했고, 이해는 좀 하겠는데, 새로운 정보의 저장이 안 돼 힘들기도 했다”면서“기억에 남는 일은 실습 때로, 부모와 떨어진 어린아이들과의 만남, 애잔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앞으로 계획으로 “노인복지에 특히 저소득 노인에 관해 좀 더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대학서 쌓은 아름다운 추억들, 남은 인생에서 그 추억만 먹어도 행복하게 살 것 같다고도 했다. 

    학위증을 받아든 이 씨는 “많이 늦은 나이로 새로운 도전하기에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만학도라도 얼마든지 공부할 기회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며 또 국가에서 만학도에 대한 배려도 있으니 공부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재미있으며 유익합니다.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입니다”라면서 만학을 꿈꾸는 이들을 응원했다.

    한편 영진전문대학교는 14일 전문학사 2,768명, 학사 344명 등 총 3,112명의 졸업자를 배출했다. 대학은 졸업식을 취소한 대신 17일부터 5일간 교내서 졸업생들이 기념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학사복 등을 지원한다.


    베타뉴스 서성훈 기자 (ab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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