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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KCGI·반도건설과 회동…한진家 경영권 분쟁 심화되나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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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1-16 10:40:08

    ▲ 조현아 전 대한항공 전무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 반도건설 측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경영권 분쟁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은 지난주 서울 모처에서 두 차례 회동했다. 이 회동에는 조 전 부사장과 김남규 KCGI 부대표, 반도건설 임원급이 참여했으며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반도건설은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이번 회동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회동 주체들이 협력하면 한진가의 경영권 셈법이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의 6.49% 지분, 반도건설의 8.20%의 지분 그리고 KCGI가 가진 17.29%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3자가 가진 의결권 비율은 32%에 육박한다.

    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은 델타항공 10%와 계열사 임원, 친족, 재단 등의 특수관계인 지분 4.15%,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막냇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부 6.47%를 모두 포함해야 32.45%로 조 전 부사장을 근소하게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고문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이 고문의 집에서 조 회장과 이 고문이 다툼을 벌였고 꽃병이 깨지는 등의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

    국민연금과 기타 기관투자자들의 선택도 문제다. 모두 지분 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조 회장과 조 전 전무 측의 지분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 전 부사장 측은 관련된 모든 당사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당사자와 협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바 없다"며 "아직 당사자들과 협의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한진칼은 이사의 선임과 해임 안건에 대해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작년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총이 승부처`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기 때문에 올해 있을 한진칼 주주총회 참석률은 작년의 77.18%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서로 협력해서 잘 이끌어나가라'라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유지를 받은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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