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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신청받는 대한항공…업황부진 책임은 직원에게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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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2-12 10:10:05

    ▲ 대한항공 본사.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대한항공이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가운데 업황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직원에게 돌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일 ‘희망퇴직 실시 안내’란 제목의 업무협조전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운항승무원과 기술 및 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만 50세 이상(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대한항공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에는 11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의 이 같은 조처에 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항공업황 부진에 따른 `허리띠 졸라매기`로 보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달 29일 실시한 첫 정기인사에서 임원 수를 대폭 줄였다. 기존 회장을 포함한 임원 규모가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었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임원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또 국내선 공항 일반석 카운터도 없앴다. 모바일ㆍ웹이나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상주 인력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0% 감소했다. 또한,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의 수요까지 반 토막 나면서 내년도 계획 수립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일각에서는 항공업계의 업황 부진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대한항공의 업황 부진은 단순히 항공업황의 부진도 있지만, 대한항공의 각종 사고와 관련한 이미지 실추도 부진에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업황 부진이라고 하는데 그 대한항공의 업황 부진은 그 결을 달리 봐야 한다. 땅콩회항사건부터 시작해 물컵 갑질, 불법고용, 밀수 논란까지 한진 일가의 대한항공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사건들이 여럿 있었다"며 "이미지 하락은 승객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됐고 이는 대한항공의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권고나 강제성 없이 직원 스스로 신청한 경우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최대 24개월분의 월 급여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최대 4년간 자녀의 고등학교, 대학교 학자금 및 생수 등의 복리후생도 지원할 예정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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