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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각오하겠다'는 황교안 단식, 여야 한목소리 혹평 '명분 없다'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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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21 10:17:05

    ▲ 20일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죽음을 각오하겠다"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에 대해 여야가 모두 한목소리로 '생떼'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폐기 취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반대, 연동형비례대표제 저지를 내세우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이후 국회로 장소를 옮겨 단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황 대표의 단식 선언이 전해지자 여야 모두 '생떼', '꼼수', '잘못된 출구전략'이라며 이례적으로 여당·야당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정치 초보의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 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민생을 내팽개치고 '민폐 단식'을 하겠다는 황교안 대표는 더이상 국민을 한숨짓게 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교안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며 "국민감정, 시대 정신과 괴리된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곡기를 끊지 말고 정치를 끊기를 권한다"며 "황교안 대표의 단식 사유는 앞뒤가 맞지 않고 타이밍도 뜬금없다"고 혹평했다. 여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결의안을 반대하고 황교안 대표는 일본의 일방적 경제제재로 시작된 현 상황을 '굴욕외교'로 풀지 않아 굶겠다고 하는데 당명에서 '한국'을 빼고 '미·일'을 넣어야 한다"며 "또한 하루빨리 선거제 개편 논의에 임해도 모자랄 판에 뜬금없는 단식은 황당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회에서 정치·사법개혁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한창인데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뜬금없는 행동"이라며 "의회정치와 정당정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대권 가도만 생각하는 소아병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 빌딩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야당을 얕잡아보고 있는데 단식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인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코웃음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검찰이 곧 패스트트랙 수사를 마무리할 텐데 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총선 치를 수 있겠나"라며 "(패스트트랙, 공수처)이는 진작 정치적으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당 관계자는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황 대표가 언급한 사안에 대해 각 당이 물밑 작업을 하는 판에 당 대표가 단식을 하겠다고 나가는 것은 판을 다 뒤엎자는 것"이라며 "저렇게 되면 여당이 출구를 열어주려고 해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렇다면 결국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데 황 대표가 명분으로 내건 지소미아, 공수처, 비례대표제는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더 높다. 이는 황 대표의 주장이 공감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며 "그러니 여기저기서 당내 리더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런 무리한 행동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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