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각장애인 한동호 선수 가이드러너 없이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이유?


  • 김순덕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9-11-12 12:13:28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한동호(33) 선수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제 37회 그리스 아테네 국제마라톤대회(Greece Athens Marathon)에서 42.195km를 완주했다. 시각장애인이 가이드러너 없이 풀코스를 완주한 건 이번에 세계 최초다. 한동호 선수는 4시간 27분 38초 만에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올해 약 2만 여 명이 참가한 2019 그리스 아테네 국제마라톤대회는 마라톤 타운(Marathon Town)에서 출발해 근대 올림픽의 상징물인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마치는 코스로 진행됐다. 마라톤이 처음 열린 아테네에서 시각장애인 한동호 선수가 세계 최초로 가이드러너 없이 풀코스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은 바 있다.  

    한동호 선수가 달리는 동안 착용한 웰컴드림글래스는 사물을 파악하는 3D카메라와 경로를 알려주는 초정밀 GPS(위치추적장치), 모션 센서 등이 집약 돼 선글라스 형태로 만들어진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다. 시각 정보를 청각 신호로 변환해 시각장애인인 한 선수가 달릴 수 있도록 일종의 ‘가이드러너’ 역할을 해준다. 또 안경과 슈트에 탑재된 GPS는 한 선수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마라톤 코스를 잘 달릴 수 있도록 했으며, 초소형 카메라가 도로 위의 이미지를 수집, 다양한 유형의 사물을 감지해 내 장애물을 피해 달릴 수 있다. 수집된 정보는 인공지능(AI)에 의해 종합 돼 글래스 속에 내장된 초소형 골전도 스피커를 통해 각기 다른 유형의 소리로 알려준다.

    특히 정교한 소리 분석을 통해 사물을 더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술도 도입됐다. HRTF(머리전달함수)로 불리는 방식을 활용해 어떤 소리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은 소리를 들을 때, 본인의 머리 모양, 귀 모양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번 드림글래스에서 도입된 HRTF 방식은 한동호 씨의 육체적 특성을 반영해 소리가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한편 한동호 선수의 이번 마라톤 대회 참여는 웰컴저축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인 꿈 테크 프로젝트 ‘런포드림(Run For Dream)’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한 선수는 지난 9월 열린 어울림마라톤대회 10㎞ 코스에서 사용해 현장 테스트를 마친 바 있다.

    마라톤 완주를 마친 한동호 선수는 “웰컴드림글래스의 도움과 관중들의 응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4시간이 넘도록 도착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스태프들과 관중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어느새 피니시 라인에 다다랐다. 나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1980년 세계맹인연합회는 10월 15일을 ‘흰지팡이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며, 전 세계 시각장애인 기관가 정부는 매해 이 날을 기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타뉴스 김순덕 (duck@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099430?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