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文 "윤석열 아니어도 되는 공정·반부패 시스템"... 檢, 나경원 자녀 특혜 의혹 수사 착수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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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1-08 20:47:31

    ▲ 검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녀 특혜 의혹 수사 착수 © KBS 캡처

    ▲ 긴장한 채 잔뜩 허리 굽힌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녀 특혜 의혹을 고발해 온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같은 날 청와대에선 문재인대통령이 주재한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문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특별히 검찰개혁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제부터의 과제는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어느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키로 한 것은 시민단체들이 지난 9월 16일 나 원내대표 아들의 국제학술대회 제1저자 연구 특혜 의혹과 딸의 성신여대 입시 특혜 의혹에 대해 고발을 한 지 54일 만이다. 시민단체들은 이후 나 원내대표 딸의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미승인 이사 건을 추가 고발하는 등 나 원내대표 자녀와 관련된 특혜 의혹을 모두 4차례 걸쳐 검찰에 고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특혜 의혹을 고발해 온 민생경제연구소, 국제법률전문가협회, 시민연대 '함깨',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첫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기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한 4차례의 고발과 수사촉구 의견서까지 제출했었지만 이제야 첫 조사를 받게 됐다"면서 "검찰은 더는 지체하지 말고 나경원 원내대표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통해 혐의를 입증해 달라"고 수사를 촉구했다.

    대표 고발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지난 수요일에 검찰에게서 조사에 출석해달라는 연락을 처음 받았다"고 밝히며 "조사가 너무 늦게 시작된 것이 아니냐고 강력히 항의했고, 검찰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혐의 입증을 위한 모든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날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것은 지난 7월 임명장 수여식 이후 넉 달 만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이후 윤 총장을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상당 수준 이뤘다고 판단한다”며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그다음 단계의 개혁에 대해서도 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부패에 엄정히 대응하면서도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인권, 민주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정착시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셀프 개혁에 멈추지 않도록 법무부와 긴밀히 협력해 개혁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을 특히 당부 드린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포함, 여권에선 그간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곤 했다. 법무부 발(發)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건 것도 그 차원으로 이해되곤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아니더라도’란 표현을 쓴 게, ‘윤석열 검찰’의 검찰개혁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그러나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검찰 수사 정착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는 “누가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반부패 시스템을 확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 입장하며 윤 총장을 비롯한 반부패 정책 관련 부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총장은 깍듯하게 허리를 두 번 굽혔고, 두 사람은 말없이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이 임명장 수여식 때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며 덕담을 건넨 모습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면서 수차례 윤 총장 쪽을 바라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이) 따로 말을 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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