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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C 비즈니스, SNS 타고 '훨훨'...아마존 '아성' 흔들까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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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0-24 18:07:23

    미국 소매업 분야에서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의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인터넷 절대 강자인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D2C는 주문을 받은 뒤 생산을 하는 1990년대 컴퓨터 업계에서 탄생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디지털 시대인 지금, 제조 판매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소매 업종에서도 D2C를 다룰 수 있게 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속속 시장에 참여하면서 아마존의 아성을 흔들만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트리스를 제조하는 D2C 기업 '캐스퍼(Casper)'가 단연 화제다. 

    통상 매트리스는 백화점이나 가구점에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캐스퍼는 인터넷에서만 주문·구입이 가능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주요 제품인 트윈의 가격은 395~1,345달러로, 고급 침구 브랜드의 반값 정도다.

    지난 2014년 창업 이래 월간 매트리스 판매량은 1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며 현재 기업 가치는 11억 달러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 캐스퍼 홈페이지

    매체는 캐스퍼의 강점을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등 SNS을 이용한 타겟팅 광고로 꼽고 있다. 캐스퍼의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팔로워는 66만명 이상으로 거의 모든 의견과 질문에 직원이 직접 답변하고 있다. SNS는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에도 유용하다. 또 다른 강점은 '효율성'이다. 캐스퍼는 제품 라인업을 3종류와 최소화해 생산 및 재고 관리 비용을 줄였다.

    스프링 없는 매트리스라서 잘 접히고 배송이 간편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캐스퍼의 닐 파리크 공동창업자는 "한 번에 많은 제품을 옮길 수 있어 뉴욕 등 대도시의 배송 시간도 단축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인터넷으로 직접 주문, 판매하는 방식은 지난 1990 년대 델(Dell)이 시도한 경력이 있다. 당시 델은 대만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망을 관리하며 PC 가격을 낮췄다. 이후 소매업에서는 일본 유니클로가 생산과 소매를 일괄방식으로 묶으면서 성장했지만, 대량 생산이 필요해지면서 D2C 채택이 불가능해졌다.

    이 신문은 소매 D2C 비즈니스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생산과 판매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지원기업군'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의류 판매 기업 아이탈릭은 명품 제조를 하청 받는 이탈리아 전문 공장과 직접 계약하고 생산을 위탁하고있다. 명품과 동등한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공장 측도 가동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판매자도 생산자도 모두 만족할 수 있다. 

    © 캐스퍼 홈페이지

    여행가방 제조업체 어웨이(Away)는 자가 공장이 없다. 미국 본사에서 만든 설계도를 바탕으로 중국 제조자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가방에 배터리를 넣어 큰 인기를 끌었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SNS에서 인지도를 높이면 소량 생산으로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영세한 후발 주자라도 시장 진입이 쉽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D2C 기업은 이제 기존 브랜드와 거대 기업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캐스퍼는 미 침구 시장 환경을 바꿔놨다. 한 업계 단체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인터넷에서 매트리스를 구입한 사람은 전체의 45%로 전년(35%)보다 10%포인트 성장했다.

    2018년은 미 최대 침대 판매업체 '매트리스펌'이 파산한 해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캐스퍼 이펙트(Casper effect, 캐스퍼 효과)'라는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는 '아마존이 승승장구하면서 관련 기업들에게 안기는 공포'를 뜻하는 신조어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를 빗댄 말이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 확대에서 D2C 산업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터넷 쇼핑몰 시장 규모는 약 1,460억 달러로, 미국 소매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인터넷 쇼핑몰 중 40%는 아마존이었지만 나머지는 D2C 등 신흥 기업이 차지했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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