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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 '황제 접견' 여전…“이영복 엘시티 회장은 1,447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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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10-16 10:12:36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교도소에 수감 중인 특권계층이 변호인 접견권을 남용하는 이른바 '황제 접견'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16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현재 수감 중인 경제·정치 관계자의 변호인접견·장소변경접견 현황'(최초 구속일부터 2019년 8월 말 기준)에서 정치·경제계 재소자 31명을 분석한 결과, 평균 287회 변호인 접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채 의원에 따르면 경제인 중 하루평균 변호인 접견이 가장 많았던 건 이영복 엘시티 회장으로 이 회장은 30개월 넘는 수감 기간 동안 무려 1,447회 접견을 했다. 주말·공휴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2.1회 변호인을 접견한 셈이다.

    © 채이배 의원

    정치인 및 공직자 중에서는 별장 성 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의 접견 횟수가 가장 많았다. 김 전 차관은 약 3개월 반의 수감 기간 동안 128회 접견을 했는데 이는 주말·공휴일을 제외할 경우 하루평균 1.7회 변호인을 접견했다는 얘기다.

    칸막이가 없이 독립된 공간에서 면회하는 장소변경접견(특별면회)도 정치인이 자주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환 전 의원은 63회로 장소변경접견 횟수가 가장 많았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약 7개월 동안 23회 장소변경접견을 했다.

    © 채이배 의원

    사실 이 같은 '황제접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서울남부구치소 수감됐던 42일 동안 변호인 접견 81회, 일반 접견 33회 등 총 124차례 진행했다. 이는 하루 평균 3번꼴로 일주일에 20번이 넘게 한 셈이다.

    지난 2018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수감됐다가 항소심에서 풀려난 신동빈 롯데 회장도 200일 동안 282차례 변호사를 접견했고, 구자원 LIG 회장과 권혁 시도상선 회장은 3일에 한 번꼴로, 구본상 LIG 부회장은 6일에 한 번꼴로 장소변경 접견을 받았다.

    채 의원은 "변호인 접견은 모든 수용자의 권리이지만, 변호사 비용에 부담이 없는 일부 특권계층 수감자들이 그 권리를 남용해서 방어권 보장과는 상관없이 편의를 받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최근 법원에서 2조 원대 다단계 사기혐의로 징역이 확정된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을 6개월간 500번 넘게 접견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는데, 제도적으로도 이러한 권리남용을 바로잡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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