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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행복을 목표로 두면 삶이 달라진다” 권영찬 박사가 전하는 인생 2막 - ①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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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8-26 10:38:54

    ▲ 국내 1호 연예인 출신 문화심리사회학 박사 권영찬 교수. © 곽정일 기자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권영찬’을 아세요?" 라고 물어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아 개그맨!"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맞다 그는 1991년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정식 개그맨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에게 개그맨이란 타이틀보다는 박사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듯 하다. 최근 권영찬은 국민대학교에서 문화심리사회학 박사를 취득하면서 국내 1호 연예인 출신 문화심리사회학 박사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여기에 커넬대학교 대구캠퍼스 정교수로 초빙까지 받게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모습이다.

    최근 활발한 방송활동과 마케팅, 홈쇼핑 매진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권영찬, 그를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베타뉴스가 어렵게 권 교수를 만나봤다.

    =최근 국내 1호 연예인 출신 문화심리학 박사를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어떻게 문화심리학을 공부하게 됐는지 그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 우선 전문성을 높이고 싶었다. 연세대에서 상담코칭학을 전공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었고 공감을 통해 함께 가슴안에 있는 응어리 등을 풀어나가곤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고 싶었다. 사실 '석사만 하고 끝내야지' 했는데 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보니까 산을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기왕이면 이 산을 정복해보자'라는 의지가 생겼고, 국민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논문을 통과하게 됐다.

    ▲ 최근 권영찬은 국민대학교에서 문화심리사회학 박사를 취득했다. © 권영찬 교수 SNS

    =박사학위 취득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방송활동에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에 기업 및 대학생들을 위한 강좌, 홈쇼핑 진행까지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

    -'시(時)테크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몰입이다.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상대에 빠지고 대상에 빠지면 소위 '시간 가는줄 모른다'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나는 이를 시간과 일에 몰입해보기로 했다.

    '경제적 카멜레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각 시간에 맞춰 내 역할을 할 때 그 역할에 몰입하되 몰입의 시간이 지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잊으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내가 직장에 있다면 남들에게 '워커홀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한다. 그러나 퇴근 후에는 아예 잊으라는 것이다. 퇴근했는데도 '아 오늘 일을 못끝냈는데 어떻게 하지?', '아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 이런 걱정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그 스트레스가 다음날에 영향을 줘서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내 공부도 그렇게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몰입'이었다. 이미 말했다시피 한시간이 일분처럼 짧게 느껴질 수도 있고, 일분이 한시간처럼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법이다. 물론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해서 밤을 많이 새곤 했다. 하지만 공부를 할 때 만큼은 한시간을 1분처럼 쓰듯 몰입하고 공부에 푹 빠졌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행복이었다. 이 공부를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고 행복처럼 느껴지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서 꾸준히 공부를 즐겁게 하면서도 공부가 끝나는 순간 아예 잊어버렸다. '이왕이면 행복하게 하자'라는 식으로 했고 그것이 오늘날 이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다.

    = 박사 과정 공부를 하면서 특별히 깨달은 것이 있다면?

    - 학문적 성취는 이뤘지만 건강을 잃었다. 2년간 밤을 새면서 공부하다보니 당 지수가 올라갔다. 이를 통해 느꼈다 '슈퍼맨은 없구나' (웃음)

    그리고 경청을 배웠다. 나름 강사쪽에서 스타강사 제조기로도 알려져있었고, 교수로도 알려져있는데 박사과정에서 나는 그저 학생일 뿐이었다. 나는 창의적인 것을 중시하는데 박사논문은 학문적으로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것과 많이 부딪치곤 했다. 그 과정에서 '그냥 하지 말까'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경청'이라는 것을 배웠다. 교수님들의 지도가 단순히 '간섭'이 아닌 이것 또한 학문적 방식이고 법칙인데 외부에서 내가 너무 알려지다보니 내 고집을 피웠구나라는 생각에 반성하고 깨닫게 됐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중요성과 삶에 대한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 특히 건강에 신경써야겠다는 긍정적 생각을 했다. 병원에서 당 수치가 많이 올라가서 운동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열심히 운동 중이다. 하루에 6~8시간은 푹 자야한다(웃음)

    = 평소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사학위도 이 봉사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 2005년에서 2007년까지 3번의 고난을 겪었고 이로 인해 삶의 의미가 바꼈다. 예전에는 나와 내 가족만 잘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귀하면 다른사람도 귀하다는 것이다.

    최근 일본 아베정권의 행동도 이에대한 의식의 결여가 나타낸 현상이 아닌가 싶다. 본인 나라가 귀하면 남의 나라도 귀한 것이다. 이 같은 배려정신만 있었어도 작금의 경제 대립은 없지 않았을까?

    현재 시각장애인의 개안술을 32명을 해오고 있다. 100명의 개안술을 실천하는게 첫번째 목표다. 간단하다. 내가 보는 눈이 귀하면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시각장애인들의 눈도 귀한 법이다.

    이번 문화심리학 박사 학위 취득으로 전문성을 높일 수 있어서 좋다. 누군가 자살을 선택할 때, 특히 덕망있는 분이 자살을 선택하는건 그 한사람의 불행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으로 불행의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생각해봐라. 자신이 멘토로 생각하는 사람이 자살을 하게 된다면 그 자살이 청소년이나 다른 사람에게 모방자살로 번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겠는가.

    나는 그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연예인 자살 방지 센터'소장을 맡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선·후배들에게 '다시 행복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분명 알려주고 싶은데 이번 박사 학위로 조금 더 설득력있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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