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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열강 '각축'...중러에 북한까지 호전성 과시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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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7-23 19:54:10

    © 러시아 폭격기.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중국 군용기와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이어도 북서방 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전술 조치를 취했다. 범상찮은 일이 일어났다.

    다른 나라 군용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이 과정에서 일본 방공식별구역도 침범해, 일본도 F-15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중국과 러시아가 편대 비행을 하며 합동훈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대성은 없어 보이지만 침범 이유나 의도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영공에 다른 나라 군용기가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우리 군의 경고사격도 처음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것 역시 처음이어서, 두 나라의 의도가 주목된다.

    미중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 보내는 경고이거나, 또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 상황에서 두 나라를 떠보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

    한술더 떠 23일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우리나라(일본) 영토에서 이러한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러시아에도 같은 내용으로 항의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독도는 일본 영토이니까 일본 영토 안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충돌을 벌이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중국과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국방부도 중국과 러시아 무관을 국방부로 불러 사전 통보 없이 카디즈에 진입한 것과, 영공까지 침범한 것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청와대 역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파투르셰프 서기에게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반복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위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북한이 새로 건조중인 잠수함을 시찰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잠수함의 모습은 외견상 3000톤급에 가까운 규모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보셨다"면서 "잠수함을 돌아보시며 함의 작전전술적 제원과 무기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또 "건조된 잠수함은 동해 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앙통신은 잠수함 규모나 제원, 김 위원장이 방문한 지역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를 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이 지역에 머물면서 잠수함 건조 능력을 갖춘 신포조선소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월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상업위성사진을 토대로 신포조선소에서 신포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일 가능성이 있는 잠수함 건조가 계속되고 밝힌 바 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신형, 신조 함정은 아닌 것 같고, 용접이나 타기 형상 등을 볼 때 러시아로부터 사온 골프급 잠수함이 있는데 이를 내부 리모델링해서 SLBM 3발 정도 싣는 걸로 개조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상에서 2200톤급, 수중에서 3500톤급이 골프급 Ⅱ인데 선진국처럼 12발을 실으려면 규모도 커야하고 핵추진도 해야 하는데 그 중간급을 북한이 선택한 것 같다는 관측이다. 문 대령은 "그동안 북한이 SLBM인 북극성 1호는 신포급(2000톤)에 실어 실험했는데 북극성 3호까지 개발 완성했다고 발표했는데 3호는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 그걸 한 발만 실으면 불안하니까 3발 정도 싣도록 리모델링했고 그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해석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골프급이라고 보기에는 디자인이나 사이즈가 다른 듯 하며 좀 더 현대적인 느낌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 가령 3000톤급 잠수함을 만들기 위해 야적장에 부품을 쌓아 뒀던 것이나 북극성 3형 수중전략탄도탄 도면도 공개했던 것 등에 비춰볼 때 본격적인 SLBM을 가지기 위한 수준이었고 이것을 오늘 공개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굳이 북한이 러시아제 중고를 사서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정확치는 않지만 사진만 봐서는 3000톤급에 가까운 것 같고 본격적인 SLBM 잠수함 실전배치 앞둔 모습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 해군의 수중전력이 "로미오급 잠수함과 잠수정 등 70여척으로 구성돼 있다"며 "최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하는 등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튼 북한이 올 들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이번에 다시 건조중인 잠수함을 공개한 것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비난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있을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압박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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