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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서울신문 인수하려다 '김상열 회장 2세 승계' 혹붙여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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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7-16 07:57:03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이 지난달 진행된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베타뉴스 조창용 기자]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 인수 하려다 역풍에 직면했다. 서울신문이 15일자 조간에서 최근 자사 주식을 인수하고 3대 주주가 된 호반건설의 승계 문제를 집중 보도했기 때문.

    15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신문은 이날 1면(“호반건설, 8조 그룹지배권 ‘꼼수 승계’”)과 3면(“‘내부거래’ 아들 회사, 단 10년 만에 매출 94배 키워 그룹 장악”)에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을 통한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의 아들 승계를 직격했다. 바이라인(기사 하단에 달리는 기자 이름)은 ‘특별취재팀’이다.

    서울신문 보도를 보면, 김상열 회장은 10여년 간 그룹 계열사 일감을 연간 최대 99%까지 몰아주는 방식으로 장남 김대헌 부사장 소유 회사를 키운 뒤 합병을 통해 아들에게 그룹 지배권을 승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사장이 이끌던 (주)호반이 호반건설을 비롯 특수관계인 계열사들과 내부 거래를 한 비중은 2007년 45.2%에서 2010년 99.4%, 2012년 96.1%까지 크게 상승했다. 대부분 영업을 계열사 일감으로 채웠다는 지적이다. (주)호반은 2007년 매출액 170억원, 당기순이익 223억원에서 2017년 매출액 1조 6033억원, 당기순이익 6165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서울신문은 “공교롭게도 이렇게 (주)호반 매출이 정점을 찍은 직후인 지난해 초 (주)호반은 호반건설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매출액이 더 많은 (주)호반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해 합병비율은 1대5.89로 산정됐다”고 했다.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이 과정에서 증여세 등을 제대로 납부했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호반건설 측은 서울신문에 “내부 거래가 많았던 것은 당시 시공·시행 등 건설 사업 전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비슷한 업종끼리 합병해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회계법인 조언에 따라 합병한 것이고 비율 산정은 회계법인에서 진행한 것이라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언론사가 자사 주주 치부를 보도로 파헤치는 건 이례적이다. 서울신문은 3면에서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의 이번 서울신문 주식 매입을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짓고 호반건설의 도덕성과 기업 행태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로 했다”며 “호반건설이 과연 언론사 대주주로서 적합한지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보도를 위해 서울신문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윤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연구위원과 함께 6월 말부터 20여일간 호반건설과 계열사들의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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