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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對 김상조, "규제 줄여달라" VS "포용경제 동참을"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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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0 00:32:08

    © 김상조 위원장 인스타그램 캡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혁신 사업가들이 포용사회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달 중앙부처 장관급 중 처음으로 개설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김 위원장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해진 GIO가 최근 심포지엄에 나와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하고 댓글을 달았다.

    이 GIO는 전날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나가 '트랙터 회사에 농민의 일자리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언론보도만으로는 이해진 GIO의 발언 취지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그 말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라며 "산업정책,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사회안전망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김 위원장은 "정부가 제한된 정책 자원을 그 일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지원과 국민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포용사회라는 전제 조건을 형성하는 데 혁신 사업가들이 함께 해주시기를, 아니 선도해주시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그것이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를 구하는 길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댓글에 라구람 라잔과 루이지 징갈레스가 저술한 경제 서적인 '자본가로부터 자본주의 구하기'(Saving capitalism from the capitalists)의 뒤에 '혁신가에 의한'(by the innovators)이라는 말을 붙여 제시하기도 했다.

    건전한 자본주의 발전을 위해 혁신 사업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8일 국내의 대기업 지정 및 규제와 관련,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 GIO는 이날 오후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나와 "기업이 크다, 작다는 건 반드시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우리나라만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잘못된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 GIO는 "수조 원을 연구개발(R&D)에 쓰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책임이 과한 것 같다"며 "그런 건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쫓아가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 국가적으로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GIO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을 가리켜 "구글은 구글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다"며 "글로벌 검색엔진 외에 자국 검색엔진이 있어야만 다양성이나 문화적인 것을 지켜갈 수 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이런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며 "후손들이 봤을 때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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