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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파리에어쇼에서 보잉787 30대 계약...승무원 업무 줄이려 케이크서비스 중단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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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20 00:08:29

    ▲대한항공은 18일(현지 시간) 파리 국제 에어쇼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공항에서 B787-10 20대, B787-9 10대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산 무니어(왼쪽부터) 보잉 상용기 판매·마케팅 수석 부사장, 캐빈 맥알리스터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CEO,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존 플뤼거 에어 리스 코퍼레이션 사장이 B787 항공기 모형을 들고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회장 취임 첫 '통큰 투자'...대한항공 변화·혁신 경영 가속

    대한항공[003490]이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신형 B787 여객기 30대를 신규 도입한다. 총 1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항공기 도입 결정으로, 기종 현대화와 중·장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가해 보잉과 B787-10 20대, B787-9 10대 등 총 30대의 신형 여객기를 도입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B787-10 10대는 리스 방식으로 들여오고 나머지는 구매한다.

    구매 항공기 20대 가격은 약 7조5천억원이며, 10대 리스 비용까지 합하면 총 11조5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알려졌다.

    B787-10기종은 보잉의 최신형 모델로, 최대 33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장거리 중형기다.

    이 모델 도입은 국내 항공사 중 최초다.

    대한항공은 B787-9는 2020년부터, B787-10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B787-9 기종을 처음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추가 도입으로 대한항공의 드림라이너 기단은 총 40대 규모로 커진다.

    B787-10은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787시리즈 중 가장 큰 기종으로, B787-9보다 동체 길이가 5m가량 더 길어진 68m다.

    이에 따라 B787-9보다 40석의 좌석을 더 장착할 수 있고, 화물 적재 공간도 20㎥가량 늘어났다.

    B787-10은 기체 절반 이상을 첨단 탄소복합소재로 제작해 연료 효율성도 높아졌다. 구형 항공기인 B777-200과 비교하면 연료 효율성이 25% 개선됐다.

    B787-10 최대 운항 거리는 1만1천910㎞로, B787-9보다는 2천200㎞ 정도 짧다.

    이 때문에 B787-10은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B787-9는 장거리 노선에 운용하기 적합하다.

    대한항공의 이번 항공기 도입 결정은 기종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미 노선 등 아시아태평양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신규 도입되는 B787은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A330, B777, B747 등 노후 항공기를 대체해 전체 기령(항공기 연수)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이번 계약은 조원태 회장이 직접 파리에어쇼에 참석해 체결했다. 한진그룹 총수에 오른 이후 첫 에어쇼 참가다.

    조 회장은 "연료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승객과 화물을 더 수송할 수 있는 B787-10은 B787-9와 함께 대한항공 중·장거리 노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 후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기업문화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 임직원을 ‘내부 고객’으로 삼고 업무환경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2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 개최기념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도 고객이지만 직원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회장은 대고객서비스에 나서는 객실승무원의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대한항공은 신청일 기준으로 7월1일부터 특별 기내식인 기념 케이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케이크 서비스는 이용객의 생일 등 기념일에 식사 후 제공했던 고객 감동 차원의 부가 서비스였다. 대한항공의 케이크 서비스 중단으로 객실승무원의 업무 부담이 줄게 되고, 회사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객실 핵심 서비스 업무 강화와 함께 승무원 업무량 경감과 업무 효율성 제고를 도모하고자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등석 축소도 수익성 강화와 함께 객실승무원 근무환경 개선의 목적으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일등석을 일부 노선에서 없애고 비즈니스클래스로 간소화한 가장 큰 이유는 승무원의 근무 환경 개선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는 남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 타이’ 근무 제도도 실시해 자유로운 근무 환경 조성에 나섰다.

    또 조 회장은 사내 소통 게시판도 주의깊게 보면서 임직원들의 민심을 경청해 살피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직원이 인천 붉은 수돗물로 고생하는 지역민을 돕는데 대한항공도 함께하자는 건의 내용을 받아들여 인천시 피해지역 학교에 생수 1000박스를 기증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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