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미 부동산 시장서 후퇴하는 중국 '큰손들'...1분기 투자 72% 급감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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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7 15:40:11

    © 픽사베이

    중국 정부의 자본 규제와 미중간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큰손'들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즈(FT),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16일(현지시간) 미 부동산 전문 시장조사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eal Capital Analytics, RCA)의 데이터를 인용해 2019년 1분기(1~3월)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내 부동산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RC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투자자와 기업이 전 세계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구입한 총액은 약 230억 달러(약 27조2,7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이들의 투자액은 지난 2016년 약 425억 달러(약 50조3,922억5,000만 원)로 정점을 찍은 뒤 매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1분기 투자액이 6억4000만 달러(약 7,588억4,800만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나 급감했다. 이는 최고치였던 2016년 3분기(7~9월)의 10% 수준이다.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2015년 후반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중국 위안화의 평가 절하와 중국 주식의 거품이 꺼지자 부유층과 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중국 대형 보험사인 안방 그룹이나 HNA 그룹 등은 미국 내 고급 호텔과 고층 빌딩 등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이러한 흐름이 주춤한 건 2017년 후반부. RCA의 짐 코스텔로 수석 부사장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하락에 제동을 걸었고, 기업 채무를 삭감하기 위해 투자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18년 봄부터 격화된 미중간 무역 갈등도 투자자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때문에 큰손들의 부동산 매각도 빠르게 늘고 있다. HNA그룹은 2018년 미국에서 5건, 총액 15억 달러(약 1조 7,788억 5,000만 원) 어치의 부동산을 매각했다. 거액의 부채를 끌어안으면서까지 해외 투자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중국 정부의 관리 하에 들어간 안방 보험은 현재 보유 중인 미국 내 고급 호텔 여러 곳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중국 큰손들의 기세는 호주에서도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한 부동산 업체는 "호주의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 구매자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호주 당국이 투기 방지를 위해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규제하고 나선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호주 외국인 투자 심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1년간 허용된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약 126억 달러(약 14조9,511억6,000만 원)를 기록했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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