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엑소더스' 부자들, 미국·싱가포르행 러시 왜?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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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7 01:54:35

    미국, 6억 이상 투자하면 영주권
    싱가포르는 상속세 없어 선호

    높은 세금을 피해 이민을 고민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이민을 고려하는 행선지로 핫하게 떠오른 곳이 미국과 싱가포르다.

    고용 비용은 오르고 투자는 움츠러드는등 최근 어려운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 국내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이민’으로 표출되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TC프리미엄 강남센터장은 “높은 세금을 피해 이민을 고민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의 경우 자녀들이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취업했기 때문에 부동산 등 재산만 정리되면 한국을 떠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주요 관심은 투자이민(EB-5)이다. 학력과 영어점수, 투자액 등을 점수로 매기는 호주나 캐나다와 달리 50만 달러(약 6억원)를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고려이주공사의 정이재 이사는 “9월 이후 최소 투자금액이 최대 135만 달러까지 오르고 투자 지역도 제한될 수 있어 그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531명이다. 1년 만에 336명 늘었다. 중국, 베트남, 인도에 이어 4위였다.

    투자이민 신청자 상당수는 자녀 교육을 위해서 미국 행을 고민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영주권을 받으면 배우자는 물론 21세 이하의 자녀도 함께 영주권이 발급되기 때문이다. 사업가 김 모(51)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으로 취업이민이 어려워진 탓에 미국에서 유학 중인 아들을 위해 투자이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들이 선호하는 곳은 싱가포르다. 낮은 세율 때문이다. 상속·증여세는 아예 없다. 법인세도 한국보다 낮은 17% 수준이다. 최대 50%에 이르는 한국의 상속세 부담을 피하려는 국내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세계 백만장자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선호하는 도시다. 치안과 교육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덕이다. 자산리서치업체 뉴월드웰스와 아프라시아은행의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00명의 백만장자가 싱가포르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했다.

    한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에 경제성장률 둔화까지 이어지면서 현금 부자들이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이 진행한 고객 초청 ‘해외 부동산 세미나’에서도 해외부동산은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을 대상으로 신한은행이 진행한 설문 조사를 보면 76%는 투자를 통한 자본증식을 이유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자녀 유학(13%), 가족 이민(11%) 때문에 해외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두는 경우는 예상보다 적었다. 선호하는 국가는 미국(62%)과 일본(24%)이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 기조와 더불어 각종 규제와 높아진 세금 부담으로 인해 고액자산가들이 해외로 투자기회를 넓혀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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