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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B금융지주·은행 종합검사, 회계법인 자료까지?...메리츠화재-한화생명도 착수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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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10 06:36:49

    금융감독원이 이달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KB증권을 대상으로 종합검사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생명, 메리츠화재도 사전검사를 마치고 이달 중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과거 금융업계의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강도가 높았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불편한게 당연하지만 종합검사의 재등장은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이번 종합검사는 강도와 범위 면에서 상당히 완화됐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불안이 고조되자 정치권도 가세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지난3일 검사대상 기관을 축소하고 검사 절차를 현행보다 자세히 고지하도록 유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같은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달 10일 종합검사를 최소한을 기준으로 하되 검사를 통지하기 전에도 금융위원회의 허락을 받도록 명시한 법안을 발의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부터 KB금융지주와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 KB증권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 민원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민원건수는 금감원의 종합검사 대상 평가 지표 중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에 해당한다.

    금감원의 입장에선 KB금융이 첫 타깃인 만큼 쉽게 놔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쏟아지는 정치권의 우려를 뒤로하면서까지 부활시킨 종합검사다. 반드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측은 사전검사에서 확보한 자료는 물론 매월 받는 업무보고나 상시 감시망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중심으로 샅샅이 문제점을 파고들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KB금융의 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의 자료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최근 KB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책을 지적한 만큼 이 부분을 중점적 훑어볼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불법 TRS 거래 문제와 고객 투자금 횡령으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제재 등을 받아 내부통제 사안이 중점검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종합검사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검사 당시 요청한 서류를 다 제출했고 특별한 사안이 없는 만큼 본검사에서도 준비한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금감원 고위직 출신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기도 했다. KB증권은 최근 이장영 금융감독원 전 부원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낙점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주재성 전 금감원 부원장을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금감원에서 오랜 기간 몸담았던 핵심 인사로 꼽힌다. KB금융은 새로 영입한 금감원 OB(전직 임직원)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며 자체적으로 종합검사에 대비해왔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1월 농협금융 종합검사 당시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총 6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4주간 진행했다. 금감원에서 30명 이상, 한은에서 30명 미만의 인력이 투입됐다. 종합검사 폐지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번에는 KB증권도 수검대상에 포함된 만큼 자본시장감독국 검사인력까지 투입되 20명 정도는 더 늘게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검사는 컨설팅 성격이 강한 경영실태평가와 달리 수십 명의 인력이 투입돼 경영현황과 준법여부를 샅샅이 뒤져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만큼 검사강도가 강하고 금융회사들의 수검부담이 크다.

    종합검사를 앞두고 있는 보험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KB금융 쪽으로 향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검 부담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면서도 검사 강도는 그만큼 세질지 모른다며 바짝 움츠러든 상황이다.

    보험의 경우는 민원건수 및 민원점검율, 보험금 부지급율, 계열사와의 거래 비율의 평가배점이 다른 지표보다 두배높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보험사들의 '소비자 보호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드러내 온 만큼 평가지표에 그대로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험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화생명이 오는 17일부터 종합검사를 받는다. 이르면 이달 중순 쯤부턴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검사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금감원이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에 대해 강도 높은 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헌 원장이 보험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데다 이들 회사는 즉시연금과 암보험금 분쟁 등에서 금감원과 맞선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을 앞두고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금감원이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공산이 높다.

    또, 증권사는 민원건수 및 민원증감율, 불완전판매 위험지수, 금융사고 건수, 금액, 자기자본 규모, 금융투자상품 위탁거래 규모의 평가배점이 크게는 두배 높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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