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중국 기업, 미 제재 피해 동남아 투자 늘려


  • 조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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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09 23:48:51

    © 픽사베이

    최근들어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기업의 동남아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베트남에서는 중국의 신규 투자 승인 금액이 15억6000만 달러(약 1조8,493억8,000만 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6배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2019년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 2007년 이후부터 공표하는 국가·지역별 신규 투자 부문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1위를 차지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태국에서도 지난 1분기(~3월) 동안 중국 자본의 신규 투자액이 2배 늘었다. 태국 투자위원회(BOI)이 지난 1분기 허가한 중국의 직접 투자는 292억 바트(약 1조1,040억5,200만 원)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이 동남아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미중간 무역 갈등 여파 때문이다. 이 신문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대체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중국 기업이 최근 몇 년동안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 왔지만, 무역 마찰에 의해 그 경향이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특히 베트남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건비도 저렴해 가장 적합한 '대체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기업의 자국 '탈출'이 계속되면 중국 내 고용과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매체는 중국의 '세계의 공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상장 기업 중 2018년 이후 해외 이전 및 생산 확대를 실시하거나 표명한 기업은 20여 곳.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갖고 있는 무역 전쟁에 대한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면서 언제든지 태국, 인도 등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후춘화 중국 부총리를 수장으로 한 고용 대책 총괄 부서를 설치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 지도부의 경계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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