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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프로젝트' 삼성전자 부사장 구속 '기각'...'삼바 증거인멸' 재경팀 부사장은 '구속'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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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6-05 03:26:00

    ▲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왼쪽)과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부사장이 5일 구속됐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여겨지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김모(54) 부사장과 인사팀 박모(54) 부사장이 구속된 지 1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안모(56)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이모(56)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 뒤 이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안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명 부장판사는 "범행에서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역할, 관여 정도, 관련 증거가 수집된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안·이 부사장은 지난해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 등과 대책 회의를 열어 회계 자료·내부 보고서 인멸 방침을 정한 뒤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모임 나흘 전인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에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행정 제재, 검찰 고발 등 예정 조치 내용을 알리면서 검찰 수사가 가시화한 시점이었다.

    검찰은 안·이 부사장 지시에 따라 삼성바이오가 회사 공용서버 등을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고, 직원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VIP', '합병' 등의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조직적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봤다.

    구속심사에서 안·이 부사장은 부하 직원이 자신들의 지시를 오해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삼성그룹 내 계열사 경영 현안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이다. 안 부사장은 인수·합병(M&A)을 담당하고, 이 부사장은 자금 분야를 담당한 그룹 내 주요 인물이다.

    안 부사장은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비밀리에 가동된 '프로젝트 오로라'의 담당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획득했을 때 삼성바이오가 지분을 되사는 방안을 논의한 프로젝트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어 회계 기준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해왔으나, 오로라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지배력 유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경우 그룹 내 핵심 재무통으로 분식회계 의혹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된 삼성전자 부사장 2명은 증거인멸 작업이 시작된 지난 5월에는 전무로서 안·이 부사장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을 결정하고 지시한 상부 임원이 더 큰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안 되는 사안"이라고 안 부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반발했다.

    검찰은 사업지원TF 내에서 역할이 큰 안 부사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을 소환 조사한 뒤 '윗선' 규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동문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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