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脫 상속세' 부자들 이민러시...캐나다·싱가포르行 많아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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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20 00:09:57

    ▲투자이민설명회 © 연합뉴스

    지난해 해외이주 신고 2.7배 ↑
    고령자 등 이민상담 급증

    한국을 떠나는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최고 65%에 달하는 한국의 상속·증여세를 피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다. 과도하게 높은 세금이 기업에 이어 부자들의 ‘탈(脫)한국’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교부에 해외 이주를 신고한 사람은 2200명으로 2017년(825명)의 2.7배로 늘었다. 2008년(2293명) 후 10년 만의 최대치다. 해외에서 살다 현지 영사관에 신고한 건수는 제외한 수치다. 외교부 관계자는 “2017년 말 해외이주법이 강화되면서 자진신고 건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민 가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민컨설팅업체인 예스이민법인의 최여경 대표도 “2~3년 전과 비교하면 이민 상담 건수가 세 배 가까이 늘었다”며 “과거에는 취업이나 자녀 교육을 위해 떠나려는 30~40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속을 위해 이민을 고려하는 50~70대가 많다”고 했다.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빅3’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다. 공통점은 △영어를 쓰고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한국에 비해 상속·증여세가 낮거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를 높였고 캐나다와 호주는 아예 없앴다. 상속·증여·배당세가 없는 싱가포르행(行)도 늘고 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과도한 상속세로 인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라며 “가업 승계를 막고 이민을 부추기는 ‘징벌적인’ 세금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투자를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업체에 따르면 상당수 중견기업 오너가 싱가포르로 국적을 옮겼거나 이주를 문의하고 있다. 방식은 이렇다. 일단 오너 A씨가 싱가포르로 이민 신청을 한 뒤 현지에 투자회사 B사를 차린다. 이 투자회사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한국회사 C사의 지분 전량을 사들인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 싱가포르 투자회사의 인수자금은 현지 금융회사나 사모투자회사(PEF) 등을 통해 마련한다.

    이 과정만 마무리되면 개인 재산을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이 불릴 수 있다. B사는 ‘외국인 투자자’기 때문에 C사가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10~15% 안팎의 배당세만 낸다. 싱가포르에는 별도의 배당세가 없기 때문에 수익의 90%는 고스란히 A씨의 몫이 된다. A씨가 한국에 있었다면 배당수익의 최대 46.4%를 배당세로 내야 한다. 싱가포르에는 상속·증여세도 없어 A씨는 세금 한푼 안 내고 언제라도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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