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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기가 뭐길래...저유소 폭발사고 대한송유관공사,유증기 대량유출 한화토탈 대산공장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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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8 08:36:51

    ▲ 대한송유관공사 본사 사옥 © 대한송유관공사 홈피 캡처

    탱크안에 갇혀있던 유증기 때문에 대형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판명된 대한송유관공사 고양 저유소, 유증기 대량유출로 120명이 넘는 주민들이 병원치료를 받고있는 한화토탈 대산공장. 모두 유증기 때문에 일어난 재해다.

    지난해 10월 7일 수도권 북부지역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했던 고양저유소 화재 사고와 관련 안전보건공단의 내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해당 저유소는 폭발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송유관 공사의 저유소 운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17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사고 원인 조사 보고서는 저유소 탱크 내부에 유증기가 과도하게 축적된 게 화재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폭발 하루 전인 지난해 10월 6일 오전, 사고가 난 탱크의 당시 수위는 0.78미터. 화주의 요구로 대부분의 휘발유가 빠진 상태였다.

    유증기 발생을 막기 위해 내부에 또 다른 지붕이 있는데, 이 지붕이 내려갈 수 있는 최저 높이 2미터보다 1미터 이상 낮았다. 이렇게 내부 지붕과 유류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 유증기가 과도하게 발생하게 된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이에대해 "내부 지붕이 2미터에 딱 걸려서 안 내려가는 거에요. 그러면 그 밑으로 (수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요. 그건 불안전한 상태로 유지하겠다는 거거든요."라고 당시 위험 상태를 설명했다.

    송유관 공사는 같은 날 오후부터 휘발유를 85% 수위까지 다시 충전시켰는데, 이때 유증기가 내부 지붕 위로 올라와 정체됐을 거라는 게 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결국 저유소는 언제든 폭발할 수밖에 없던 상태였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또 "정확하게 우리가 볼 때는 (당시 운영 방식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인이었다고 판단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송유관 공사는 내부 규정상 수위 하한 기준이 0.78미터라고 주장하면서도 왜 그렇게 자체 기준을 정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위험한 조건들을 자꾸 만들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왜 그런 운영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전을 기준으로 본다고 하면 그 운영기준은 빨리 폐기하고 다시 재점검 되어야 할 기준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피의자 신분에서 어떤 그런 공식적인 답변을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해서..."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지붕 높이보다 과도하게 낮게 정한 내부 규정이 화재의 또 다른 원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공장에서 유증기가 대량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유출된 유증기가 주변 마을로까지 퍼지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근로자와 주민이 120명을 넘어섰다.

    17일 오후 1시 17분께부터 40여분 동안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에서 유증기가 유출됐다.

    탱크에서 폭발하듯 빠져나온 유증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장은 물론 주변 마을로 악취가 번졌다.

    한화토탈과 서산시청 등은 오후 10시 현재까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등으로 서산의료원과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인 주민·근로자가 126명이라고 집계했다.

    공장 주변 주민들은 사고 발생 8시간이 지난 오후 9시 이후에도 악취 등을 호소해 병원을 찾는 주민 등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날 사고는 탱크 온도가 상승하며 내부에 있던 기름 찌꺼기가 외부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면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한화토탈 자체 대응팀이 탱크에 물을 뿌리며 온도를 낮춰 탱크가 폭발하지는 않았다.

    탱크 온도가 내려가자 오후 2시께 유증기 유출도 멈췄다.

    그 사이 어느 정도 양의 유증기가 유출됐는지 알 수 없다고 한화토탈 측은 밝혔다.

    서산시는 주민들에게 '한화토탈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악취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민 여러분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기 바란다'는 안내문자를 발송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탱크 내부 온도가 왜 올라갔는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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