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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LNG 운반선 수주…인수합병·노조 갈등 딛고 일어설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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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7 10:24:03

    대우조선해양 © 연합뉴스

    최근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 노조와의 갈등 논란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대우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17만 4000㎥ 규모의 LNG운반선 1척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대우조선이 최근 개발한 새로운 선형이 적용됐다. 기존 선형 대비 추진효율은 약 6% 개선됐다.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1년 하반기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우조선해양 노조, 현대, 산은 현장실사 반대…'기업 유출로 대우조선, 산은 둘다 손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와 매각을 위한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의 실사 작업은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강력한 반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을 위해 8주 간 현장실사를, 필요하면 2주 기간을 더 추가하기로 결론을 내렸지만 실사 돌입 7주째에 들어서면서도 현장실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는 실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영업정보 유출 및 산업은행의 손실이다. 산업은행은 정부 지분 100%로 이뤄진 은행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 실사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핵심적인 영업정보가 현대중공업에 유출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대우조선에 손실이 일어나면 대우조선 지분을 56% 가지고 있는 산업은행에 지분율만큼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 대우조선해양 노조, 이동걸 산은회장 배임 혐의로 검찰 고소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산은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헐값 매각을 강행해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금속노조·노조 대우조선지회·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 저지 전국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이동걸 산은 회장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을 매각하는 대가로 현금을 수령하는 게 아니라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통해 세워지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받게 된다. 산업은행은 매각대금으로 전환상환우선주 1조2500억원, 보통주 8500억원어치를 배정받기로 했다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우선주는 발행 후 4년6개월부터 5년까지 6개월간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그때까지 산업은행이 수령할 돈은 없다. 대우조선 정상화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13조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헐값 매각이라는 것이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헐값 매각도 아닌 공짜 매각"이라며 "이동걸 회장은 자금 회수보다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팔아넘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법률원인 노종화 변호사도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의 최대 이익을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정상화시키고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산업은행이 투입한 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거래는 산업은행의 최대 이익을 위한 거래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산업은행과 이 회장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기밀유출논란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등 자문사를 통해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동걸 회장도 지난 2월 "이 일(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제가 산은 회장으로서의 마지막 미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기대효과가 매우 큰 사안인 동시에 중간에 좌절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잘못되면 직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이 같은 악재를 딪고 재기를 다시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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