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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입문형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확실한 대안, 캐논 ‘EOS RP’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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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6 11:02:47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찍기 충분하다고 하지만 여행을 가거나 중요한 사진을 찍을 때는 디지털카메라를 찾게 된다. 고화질 사진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기에 전통의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화질’을 내세우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핫한 제품은 바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35mm 필름 규격에 맞춘 대형 이미지 센서를 통해 화질이 뛰어나면서 콤팩트한 크기로 휴대성을 살린 것이 매력이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에 관심이 몰리자 캐논과 니콘이 지난해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캐논이다.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에 이어 지난 3월 ‘EOS RP’ 모델을 출시했다. 캐논 EOS RP는 등장만으로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EOS R보다 전체적인 사양은 낮지만 크기가 더욱 작고 가벼워 휴대성을 향상시켰다. 여행지 등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더 가벼운 풀프레임을 찾는 이들이 솔깃할 만한 ‘440g’ 무게를 자랑한다.

    여기에 가격은 국내에 출시된 역대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 가장 낮다. 출시가는 164만 9,000원에 불과하다. 동급 모델로 200만 원대 중반에 출시한 경쟁사의 제품과 확실히 가격 차별화가 있다. 작고 가벼운데 가격까지 착한 캐논 EOS RP는 풀프레임 카메라를 지켜만 보던 이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서기에 충분하다. 좋지만 무거워 휴대를 꺼리던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도 EOS RP는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선다. 캐논 EOS RP를 리뷰를 통해서 살펴보자.

    ■ 캐논 최신 기술력으로 타협하지 않은 화질

    캐논 EOS RP는 입문형 풀프레임 미러리스에 가깝다. 전체적인 성능은 상위 모델인 EOS R보다 낮은 것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그렇지만 고화질 사진이라는 결과물만을 놓고 본다면 사진이라는 기본기는 충실하게 가져갔다.

    EOS RP는 2,620만 유효 화소수의 35mm 풀프레임 CMOS 센서를 갖췄다. 물론 더 고화소 모델을 찾는다면 상위 모델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2,620만 화소로도 충분히 풀프레임의 장점을 살린 고해상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영상처리엔진은 캐논의 최신 DIGIC 8을 채택해 보급형 풀프레임 미러리스지만 화질에서는 타협을 두지 않았다. 일단 구입하면 상위 모델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모델이 아니라 오래두고 사진을 촬영하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화질을 선사한다.

    AF 역시 캐논의 최신 기술을 들고나왔다. 듀얼 픽셀 CMOS AF를 통해 0.05초의 빠른 AF가 가능하다. 상위 모델과 동일한 빠르고 정확한 초점이 가능하다. 여기에 카메라가 얼굴을 감지하면 눈에 초점 포인트를 맞추는 ‘아이 디텍션 AF(Eye Detection AF)’가 담겼다. 얼굴 트래킹 AF 모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 효과적이다. 특히 상위 모델인 EOS R과 다른 점은 Servo AF에서도 ‘아이 디텍팅 AF’를 사용할 수 있어 인물 사진에서 탁월하다.

    ISO는 사진 촬영에서 최대 40000(확장 시 102400), 동영상의 경우 25600 상용 감도를 지원한다. 높은 ISO를 기반으로 어두운 장소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풀프레임 카메라

    캐논 EOS RP는 바디 무게만 440g에 불과하다. 작고 가벼운 휴대성이라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백팩에 매일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고 여성들도 한 손으로도 가볍게 들 수 있다. 여행지에서도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바로 EOS RP다. 기존 EOS R보다 더욱 작아진 크기지만 마그네슘 합금 바디를 통해 높은 내구성을 갖췄다. 방진방적 기능까지 갖춰 다방면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손에 쥐는 그립감도 훌륭하다. 그립이 확실하게 튀어나와 잡았을 때 안정적이며 인조 고무가 넓게 적용되어 손에 착 감긴다. 기본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지녀 손목의 피로도까지 적다. 묵직한 DSLR 대신 가벼운 EOS RP는 손에 잡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준다.

    메모리 슬롯은 1개로 SD/SDHC/SDXC 메모리 카드의 사용이 가능하다. 콤팩트 바디를 위해 하나의 슬롯만을 지원하며 기존 SD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버튼 구성을 살펴보면 조작성에도 나무랄 곳이 없다. 메인 다이얼과 서브 다이얼이 있어 수동 조작도 쾌적하다. 다중 기능 버튼인 ‘M-Fn’ 버튼으로 메뉴를 거치지 않고 촬영이 필요한 기능을 즉시 불러올 수 있다.

    전원 버튼은 왼쪽에 있으며 다이얼 방식으로 꾸며져 처음엔 적응이 필요했다. 전반적으로 전문가도 만족할만한 버튼 구성으로 꾸며졌으며 LCD 스크린이 터치 조작이 가능하기에 초보자들도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EOS RP의 매력이다.

    ■ 터치 가능한 스위블 LCD로 초보자부터 1인 크리에이터까지 유용

    캐논 EOS RP는 LCD를 보면서 촬영하거나 전자식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이 가능하다. 사용자가 뷰파인더에 가까이 가면 자동적으로 LCD가 꺼지고 뷰파인더가 켜진다. 시야율 약 100%에 236만 화소로 선명함을 자랑한다. 뷰파인더만을 보고도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꾸며져 뷰파인더의 활용성으로 높였다.

    LCD 모니터는 3인치 크기로 시원스럽게 촬영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104만 화소로 전작보다 화소가 줄어들었지만 체감 상 화질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LCD는 스위블이 가능해 카메라를 아래에 두고 찍는 로우 앵글이나 머리 위로 높여서 찍는 하이 앵글 촬영이 가능하다.

    스위블 LCD 덕분에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찍는 셀피 촬영이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 1인 크리에이터에게 잘 어울린다. 카메라를 사용한 후에는 스크린 부분을 덮어놓을 수 있어 LCD를 보호하는 역할로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LCD의 장점은 터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 번 눌러서 원하는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직접 메뉴 설정이 가능하다. 카메라 조작이 어려운 이들이라면 터치 스크린을 눌러 간단히 카메라 설정을 마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두 손가락을 펼쳐 확대할 수도 있다.

    입문형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타깃으로 한 EOS RP는 초보자를 위한 팁이나 가이드가 뜬다. 문자는 물론 컬러 화면으로도 예시를 들어주기 때문에 설명서를 보지 않고도 다양한 촬영 팁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이얼을 돌리면 각 모드에 따른 설명과 사진이 나와 각 모드를 쉽게 이해하고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마디로 캐논 EOS RP는 친절하다.

    ■ 4K 동영상 지원 및 마운트 어댑터로 EF 렌즈까지 품어

    캐논 EOS RP는 사진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동영상을 메인으로 사용한다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4K 24p 촬영이 가능하며 풀HD 60p 촬영이 가능하다. 4K 촬영에서는 전체 센서가 아닌 중앙에서 1.7배 크롭 영역을 사용한다. 4K 타임랩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흔들림에 강하다.

    카메라 내장된 동영상 디지털 IS와 렌즈기반 광학 IS를 사용하면 총 5축 카메라 흔들림 보정을 사용해 흔들림을 강력하게 보정할 수 있다.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며 일반적으로 풀 HD 동영상을 주로 촬영한다면 충분히 풀프레임 미러리스의 장점을 느껴볼 수 있다.

    캐논 EOS RP는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로 현재 4종의 RF 렌즈가 출시되었다. 아직 렌즈군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19년에만 6개의 렌즈가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EF-EOS R 마운트 어댑터를 사용하면 80종 이상의 E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당장은 렌즈군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렌즈군이 꾸준히 추가될 예정이며 마운트 어댑터의 종류는 무려 4종으로 캐논의 EF 렌즈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캐논만의 화질은 명불허전

    이번 리뷰에서는 ‘RF24-105mm F4 L IS USM’ 및 ‘RF35mm F1.8 MACRO IS STM’ 두 가지 렌즈를 사용했다. 촬영해보니 입문형 풀프레임이지만 화질은 그 이상이다. 캐논의 이름을 내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35mm Ι 1/250s Ι F5.6 Ι ISO100 Ι 무보정 리사이즈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98mm Ι 1/250s Ι F4.0 Ι ISO800 Ι 무보정 리사이즈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45mm Ι 1/400s Ι F5.6 Ι ISO000 Ι 무보정 리사이즈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50mm Ι 1/500s Ι F4.5 Ι ISO1600 Ι 무보정 리사이즈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93mm Ι 1/800s Ι F4.0 Ι ISO320 Ι 무보정 리사이즈

    기능적으로는 빠진 부분이 있겠지만 사진으로 봤을 때는 부족함을 꼽을 수 있는 부분이 없을 정도다. 캐논 특유의 화사한 색감이 잘 구현되었으며 실내 인물 촬영에서 역시나 캐논만의 장기를 발휘한다. 풀프레임 입문자라면 35mm의 시원스러운 화각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 캐논 EOS RP+RF24-105 F4 L IS USM Ι 105mm Ι 1/250s Ι F4.0 Ι ISO16000 Ι 무보정 리사이즈

    성능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연사 성능이다. 초당 5연사 서보 AF에서는 초당 4장을 찍을 수 있다. 찰나의 순간에서 연사를 찍을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연속으로 찍어야 한다면 EOS RP의 연사 속도가 부족할 수 있다.

    배터리의 경우 기본 LP-E17 배터리로 최대 250여장 촬영이 가능하다. 하루종일 촬영을 진행하거나 사진을 연속해서 제대로 찍어야 한다면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가벼운 스냅샷을 위주로 찍는다면 기본 배터리만으로도 충분하다.

    ■ 잠자는 아기나 공연장에서 사용하기 좋은 ‘저소음 모드’

    카메라 모드에서는 다양한 커스텀 촬영 모드는 물론 특별한 장면에 특화된 ‘SCN 모드’를 지원한다. SCN 모드에서는 인물 단체, 풍경, 어린이, 클로즈업, HDR 역광 보정 등 다양한 장면에 최적화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저소음 모드’다. 저소음 모드로 촬영하면 조리개가 찰나에 움직이는 소리 빼고는 셔터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덕분에 자고 있는 아이를 촬영하거나 전시회 등 셔터 소리가 없어야 할 장소에서도 원활한 촬영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촬영 후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트’ 기능을 통해 밝기나 콘트라스트, 배경 흐리기 등의 다양한 보정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캐논 EOS RP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지원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카메라 커넥트’ 앱을 설치하면 원하는 사진을 스마트폰에 원본 사이즈로 전송할 수 있다. 또한 ‘이미지 트랜스퍼 유틸리티2’ 앱을 PC에 설치하면 자동으로 이미지를 전송할 수도 있다.

    ■ 입문형으로는 차고 넘치는 성능

    캐논이 새롭게 내놓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P’는 상당히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바디의 무게는 휴대용 생수보다 가벼운 440g으로 카메라 무게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아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가격대도 부담을 확 줄였다. 현재 바디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150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해 풀프레임 카메라는 비싸다는 인식도 가볍게 깨뜨렸다.

    가볍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라 화질에서도 많은 타협을 봤을 것 같지만 결과물을 본다면 굳이 상위 모델을 구입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질이 우수하다. 휴대성과 성능, 가격까지 착한 캐논 EOS RP는 캐논이 저력을 확실하게 나타냈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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