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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세대교체 본격화'... LG 구광모·한진 조원태·두산 박정원 등 재벌 3·4세 전면에


  • 조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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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5 12:12:38

    ▲공정위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신규 지정된 구광모(왼쪽부터) LG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 연합뉴스

    카카오, IT 회사 최초로 자산 10조 대기업집단 편입

    공정거래위원회가 LG·한진·두산[000150] 등 주요 대기업의 동일인(총수)을 재벌 3·4세로 새로 지정했다.

    작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에 이어 '정부 공인' 총수가 올해에도 대거 물갈이되면서 재계의 '세대교체'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공정위는 15일 '2019년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공정위가 기존 총수가 사망한 그룹의 총수를 그 차세대인 3세나 4세로 지정하며 세대교체를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일단 LG그룹의 총수를 작년 5월 별세한 구본무 회장에서 4세대인 구광모 회장으로 변경했다.

    창업주 구인회 전 회장과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어 4세대가 '정부 공인'으로 그룹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지만,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하며 일찌감치 LG가의 후계자로 낙점된 바 있다.

    공정위는 또 지난 3월 별세한 박용곤 명예회장에 이어 4세인 박정원 회장을 두산그룹 총수로 지정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두산가 4세에 해당한다.

    구광모·박정원 회장은 공정위가 1987년 총수 지정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지정한 4세대 총수다.

    총수 지정에 내부 잡음이 일며 이번 대기업집단 발표가 2주 연기되는 원인을 제공한 한진[002320]은 조원태 한진칼[180640] 회장으로 동일인이 직권 지정됐다.

    조원태 회장은 조중훈 창업주의 손자이자 지난달 별세한 조양호 회장의 아들로 3세에 해당한다.

    앞서 공정위는 작년 삼성 이재용 부회장(3세)과 롯데 신동빈 회장(2세)을 총수로 지정하며 재계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이번에 새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반열에 오른 것은 카카오(자산총액 10조6,000억원)와 HDC(구 현대산업개발ㆍ10조6,000억원)다.

    카카오는 2016년 5월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자산총액 기준이 5조원이었다. 공정위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을 자산총액 10조원으로 상향 조정한 이후 IT기업 중 첫 진입 사례다. 카카오는 현물출자와 주식 취득에 따른 ㈜카카오의 자산 증가, HDC는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의 계열회사 편입이 자산 증가 요인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은 애경(5조2,000억원), 다우키움(5조원) 등 두 곳이다. 공정위는 애경은 계열사 상장과 마포 신사옥 준공에 따라 자산이 증가했고 다우키움은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투자목적회사(SPC)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비금융계열사 제외로 금융전업집단이 된 메리츠금융과 자산이 감소한 한솔(4조8,000억원), 한진중공업(2조6,000억원)은 빠졌다.

    올해 변경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총수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공정위가 3·4세로 총수를 변경 지정할 가능성이 있는 대기업집단도 다수다.

    현대차그룹은 승계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의선 그룹 총괄수석부회장(3세)이 대기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정주영 창업주의 손자다.

    효성[004800]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퇴진하고 아들인 조현준 부회장(3세)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총수 변경 가능성이 있다. 조현준 회장은 조홍제 창업주의 손자다.

    코오롱[002020] 그룹 역시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손자인 이웅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올해에도 총수로 지정됐다. 이웅렬 회장의 장남이자 4세인 이규호 전략기획담당 전무가 향후 총수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올해도 대림그룹 총수를 이준용 명예회장으로 유지했지만, 내년께에는 3세인 이해욱 대림산업[000210] 회장을 총수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

    총수는 기업집단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람으로,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계열사 범위가 바뀌게 돼 공정위 재벌정책의 기준점으로 통한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동일인 변경이 대거 이뤄짐으로써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상 세대변화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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