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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CPU 때문에 선택하는 해외 직구에 짝퉁이... 해법은?


  • 박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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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10 14:18:18

    ▲ 인텔 CPU는 현재 구매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인텔 프로세서를 쉽게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PC방은 물론이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업그레이드 및 신규 구매에 제한이 생긴 것. 물량 수급에 차질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은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큰 악재임에 틀림 없다.

    국내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일부 사용자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내 유통망이 아닌 해외에서 구매(직구)해 시스템을 조립하는데 쓰고 있는 것. 또한 국내에서 판매되는 병행수입 혹은 벌크 형태의 프로세서를 구매해 조립에 쓰기도 한다. 정품 박스에 비해 조금이나마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어 구매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이 때문에 사용자가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다. 이전부터 프로세서 구매 과정에 일부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듯한 인상이다. 물론, 피해에 따른 구제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와 달리 해외 구매는 시간이 오래 소요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빠른 대응을 받기 어렵다.

    ▲ 아마존에서 CPU를 구매한 해외의 한 사용자는...

    일례로 지난 3월, 아마존에서 가짜 인텔 프로세서가 판매되어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최신 제품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구형을 신형인 것처럼 조작(리마킹)한 것이었다.

    알려진 사실은 이렇다. 독일 헤이즈 미디어와 테크데이터 등 유럽 외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한 사용자가 지난 1월, 282.35 유로에 9세대 인텔 코어 i5 9600K를 구매했다. 하지만 제품을 확인하고 메인보드에 조립하려니 소켓에 맞지 않은 문제가 생긴 것이다. 확인한 결과, 소켓이 다른 이유가 있었다. 현 세대에 맞는 LGA 1151 규격이 아닌 옛 LGA 775 규격의 프로세서였던 것이다.

    문제의 제품을 확인한 구매자가 살펴보니 상자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것이 맞지만, 프로세서 상단에 각인되어 있는 제품명에 문제가 있었다. 흔히 각인되어 있는 인텔 프로세서의 폰트(서체)가 아니었던 것. 또한 프로세서를 고정하기 위해 만들어 둔 홈의 위지도 달랐다. 프로세서 크기 자체는 다르지 않았기에 의심하지 않고 조립한 구매자는 그때가 되어서야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다.

    ▲ CPU를 받고 보니 775 소켓용 펜티엄으로 확인 됐다

    확인한 결과, 해당 프로세서는 펜티엄4 631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 경로를 확인해 보니 해당 제품을 구매(코어 i5 9600K)한 가해자가 겉에 각인된 내용을 정밀하게 지워낸 다음, 코어 i5 9600K인 것처럼 속여 반품해 벌어졌다. 아마존 판매자는 회수 제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시 판매했고,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해당 판매자는 재발방지를 약속했고, 사용자에게 환불과 50유로 상당의 쿠폰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언젠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또한, 그 피해자가 내가 아니라는 법 또한 없다. 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정답은 ‘국내 유통 정품 프로세서’에 있다.

    흔히 가격적인 부분과 국제 보증(월드와이드 워런티)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국내 정품이 아닌 병행수입 혹은 벌크 형태의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모두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인텔 프로세서지만 무엇을 구매했는가 여부에 따라 사용자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지원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심코 구매했고 작동에 문제 없는 제품이라도 향후 상황에 따라 사용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 국내 공식 유통3사의 인텔 CPU에는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국내 유통되는 정품 인텔 프로세서의 박스에는 인텔이 인정한 공인대리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된다. 각각에는 코잇, 피씨디렉트, 인텍앤컴퍼니 등 공인대리점이 유통한 제품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다. 추가로 QR코드가 제공되는데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국내 유통되는 정품인지 아닌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정식 유통된 제품이므로 서비스 센터(인텔 통합 A/S 센터)를 통한 기술지원 및 사후지원이 제공된다.

    병행수입은 해외 수입된 인텔 정품 프로세서다. 수입되었을 뿐이지 엄밀히 따져보면 정품은 맞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의 이야기, 국내 공인대리점을 통한 기술지원 및 사후지원은 제공되지 않는다. 인텔 통합 A/S 센터, 채널 파트너 제휴 회원 프로그램 보증, 셀프 PC 케어 서비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 정품 인텔 CPU가 아니라면 A/S를 말레이시아에서 받아야 할 수도 있다(인텔 말레이시아 공장 전경)

    병행수입 방식으로 인텔 프로세서를 구매했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매처 또는 해당 제품 유통사를 통해서만 서비스 받아야 한다. 유통사가 이를 제대로 처리해주지 못한다면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글로벌 서비스 센터를 이용해야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병행수입이라도 전 세계에 유통되는 인텔 정품 프로세서(박스)이기에 전세계 사후보증(월드와이드 워런티)을 적용 받기 때문. 그러나 문제 확인 후 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트레이(벌크)는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는 박스와 보증서 등이 제공되지 않고 프로세서만 있는 형태여서다. 정상적인 유통 방식이 아니므로 제대로 된 보증을 받기 어렵다. 조립 PC용 프로세서는 박스 형태만 인정하고 있어서다. 트레이(벌크) 형태의 제품을 구매한 다음 문제가 생겼다면 역시 구매처나 해당 유통사를 찾아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벌크는 보증기간도 다를 수 있어 구매 시 신중해야 된다. 정품은 3년이지만 트레이는 1년만 제공되는 경우가 있다.

    비록 가격은 높지만 국내 정식 유통된 정품 프로세서는 사후서비스 편의성이 큰 장점이다. 통합 서비스 센터에서는 PC를 잘 모르는 사용자들을 배려해 소프트웨어(바이러스 점검, 프로그램 오류 점검 등)에 한해서 원격 통신을 활용한 ‘셀프 PC케어 서비스’를 무상 지원한다. 이 외에 조립 PC 사용에 필요한 사운드카드, 그래픽카드 등의 주요 드라이버들을 쉽게 내려 받을 수 있게 리얼CPU 홈페이지 내에서 무상 제공된다. 통합 A/S 센터로 택배 접수 시 지정 택배사를 이용하면 왕복 택배비까지 무상 지원된다.

    리마킹에 대한 문제는 매해 등장하는 새 프로세서에 늘 존재해 왔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물론, 위와 같은 문제를 경험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언제나 내가 그 문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프로세서 수급 상황으로 인해 이를 악용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인텔 정품 프로세서’가 그 해법이 아닐까?


    베타뉴스 박선중 (dc3000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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