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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 부동산 자산유동화 '붐'...그 시작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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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09 22:34:17

    ▲롯데백화점 강남점 ©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대치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기로 했다. 기업들이 요즘 부동산에 투자하기보다 이를 이용해 '자산유동화'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자산가치로서의 부동산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대신 이를 당장 현금화 하는데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리츠 형태로 보유 부동산을 현금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과거처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자 전략을 바꿨다. 부동산을 현금과 언제든 팔 수 있는 주식으로 바꾸는 셈이다.

    몸집을 가볍게 하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부동산업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예견된 일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 점포가 과거처럼 사람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익을 더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유지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람도 있다.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업종이 들어가 있는 부동산 가치가 오르는 것은 그래서 불가능하다. 이날 발표된 롯데의 유통 계열사 실적으로 보면 이런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 올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7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롯데슈퍼는 매출이 3.2% 줄고, 영업적자 175억원이 발생했다. 롯데는 향후 롯데백화점 강남점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슈퍼 등 다른 업태의 오프라인 매장들도 유동화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 관계자는 “자산을 보다 효율화해 몸집을 가볍게 하는 한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리츠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유통 계열사들의 자산 효율화 작업은 앞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방식은 좀 복잡하다. 우선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롯데부동산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한다. 현물출자 금액은 약 4200억원. 즉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넘기는 대가로 롯데리츠 주식과 현금을 받는다. 물론 이전에 주식에 투자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투자자가 충분히 모이면 롯데쇼핑은 롯데리츠 주식을 매각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돈으로 롯데쇼핑에 건물 대금을 주게 된다. 신주의 70%가량을 투자자에게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롯데쇼핑은 약 3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후 상장을 통해 이 주식을 거래시킨다. 롯데쇼핑은 30% 안팎의 지분을 보유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 롯데AMC가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리츠 상장을 통해 롯데쇼핑과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게 된다. 리츠는 결산 때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최소 90%를 배당해야 한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에 부동산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연 7% 안팎의 수익을 보장해 줄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판단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투자자 모집이 순조롭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의 신용등급이 높고,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며, 롯데가 국내 유통업계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리츠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행된 리츠가 대부분 기간을 한정해 놓고 소수 투자자만 모집했던 것과 달리, 기간을 정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영속형 공모상장리츠’로 시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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