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뜨거운 감자' 주류세 개편, '실(實)보다 독(毒)'?...알콜 15도 기준 '종량세' 허실

  • 조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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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5-08 06:13:51

    © 연합뉴스

    주류세에 적용하는 현행 종가세 방식은 제조원가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이를 ‘알코올 도수’ 또는 ‘용량’에 비례하는 종량세로 바꾸면 맥주와 소주, 위스키, 와인 등의 세금이 달라지게 된다. 국산 맥주는 수입산 맥주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여지가 열리는 반면 소주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위스키와 고급 와인이 되레 반사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있다. 주종간 '희비'가 생겨날 여지가 많아진 것.

    정부가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 하기로 했던 주류세 개편안 공개를 연기하기로 했다. 종량세와 관련해 주류업계 내 일부 이견이 있어 조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소주와 맥주 가격에 변동이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를 목표로 했던 주세 개편안의 발표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주종 간 또는 동일 주종 간 종량세 전환를 놓고 이견이 있어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소주와 맥주의 소비자가격에 변동이 없도록 주세 개편안을 만들겠다는 (원칙은) 기본적으로 유효하다”면서 “단계적 추진 등 여러 방향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술 세금’을 만지는 이유는 국산 맥주와 수입산 맥주의 형평성 논란 때문이었다. 수입산 맥주는 국산 맥주와 달리 판매관리비, 이윤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춰 ‘4캔에 1만원’ 마케팅이 가능하다. 종량세가 도입되면 국산과 수입산 모두 ℓ당 세금을 내게 된다. 국산 맥주에 붙는 세금은 줄고, 수입산 맥주는 다소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소주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알코올 도수 15도를 기준으로 세금 500원을 매기고 1도 오를 때마다 100원을 추가한다면 17도 소주는 700원, 40도 위스키는 30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자칫 위스키의 경우 종가세 방식 때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16도 복분자주는 와인(12~14도)과 비교해 알코올 도수가 높아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할 수도 있다.

    김 실장은 "맥주 업계는 대체로 종량세 개편에 찬성하지만 일부 이견이 있다"며 "소주·약주·청주·증류주·과실주 등 업계에서는 종량세로 바뀌면 제조·유통·판매구조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오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부 업체가 맥주와 소주 가격을 올린 데 대해 "주류세 개편으로 주류 가격이 인상되리라는 국민적 오해가 형성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소주와 맥주 가격 변동이 없다는 전제 때문에 오히려 개편이 꼬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꼬이는 것은 아니고 조율을 해야 할 상황이 있다"며 "(가격 변동 없는) 기본 원칙은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주류세 개편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주류업계 안에서도 주종별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주세개편이 ‘실보다 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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